[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영수회담’ 이후 청와대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루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영수회담이 열렸지만 여야 간 쟁점 사안에 대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27일 열린 이번 영수회담에서는 가계부채와 일자리 창출, 저축은행 사태 등의 사안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의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 문제 등 쟁점 사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진척을 내지 못했다. 그동안 여야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던 쟁점 사안이 해결되길 내심 바랐던 한나라당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배은희 대변인은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동의에 야당의 협조를 구한 데 대해 여전히 (민주당이) 재재협상만을 고수한 점이나, 국가재정법상 곤란한 사항인 추경편성을 요구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과 손 대표 간에 이견이 드러난 한미 FTA와 대학 등록금, 추경편성 등 3대 쟁점을 정치권에서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 간 공방의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6월 임시국회 일정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회기 내 처리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민주당을 상대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하는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입장차를 드러낸 정부를 등에 진 셈이 된다.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협상에서 더욱 경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도 예상 밖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야권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수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이 7.4 전당대회 경선일정을 진행 중이어서 당력을 모으기 힘들다는 점도 야당과의 협상에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은 “이대로 임시국회를 마무리한다면 여야를 떠나 민생외면국회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며, 민주당은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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