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자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20일 ‘퀸 엘리자베스’호가 뉴욕만 인근 해상에서 항행하고 있다. 2019.02.12
【뉴욕=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자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0월20일 ‘퀸 엘리자베스’호가 뉴욕만 인근 해상에서 항행하고 있다. 2019.02.12

英항모 방한, 1997년 이후 처음

아·태 지역 관여 의지와 맞아떨어져

전문가 “브렉시트 후 존재감 과시 목적”

한국 경항모 계획 참여 때문이라는 관측도

“경항모보단 핵추진잠수함, 軍정찰 위성 더 시급”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영국 해군의 퀸 엘리자베스함과 호위 함정들로 구성된 ’2021 항모전단(CSG21)’이 올해 하반기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를 방문한다.

이번 아시아 방문은 미중 갈등 고조 속 미측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성격이 큰데, ‘새롭게 떠오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영국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국방부 “英항모, 부산항 기항 수용”

국방부는 27일 짤막한 보도 자료를 내고 “한·영 양국 간 국방협력 증진 및 친선교류를 위해 올해 하반기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의 부산항 기항 요청을 수용했다”고 밝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향후 두 나라는 항모전단 방한 관련, 철저한 방역조치를 강구한 가운데 구체적인 교류협력 활동에 대해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AP통신과 더타임스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올해 하반기 한국과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전단의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은 영국과 각국 간의 안보협력을 더욱 깊고 지속적이게 만들어줄 것”이라면서 “영국에게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세계적 중요성을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항모의 방한은 1997년 이후 처음이며,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의 아시아 순방 역시 마찬가지다. 외신에 따르면 전체 순방기간은 6개월, 방문국은 40여개국으로 예상된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영국이 약 4조 8045억원을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의 6만 5000t급 디젤 항모로, 순방기간 F-35B 스텔스 전투기 8대를 탑재할 계획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은 항모 외에도 함정 6척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 1척, 헬기 14대 등으로 구성된다.

국방부[연합뉴스TV 제공]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연합뉴스TV 제공] (출처: 연합뉴스)

◆일본, 인도 등과 연합훈련도

영국 항모 전단은 이번 아시아 순방 중 인도·일본·싱가포르 등과 연합훈련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구상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영국 국방부가 밝혔듯이 남중국해 문제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 견제에 동참하는 등 일정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독자적인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최근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 연합체)의 합동 훈련에 프랑스가 참여한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영국은 특히 지난해부터 퀸 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의 방한을 적극 추진해 왔는데, 여기엔 우리 해군의 한국형 경항모 확보 계획이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항모 설계 기술, F-35B 스텔스기 운용기술 이전 등을 통해 우리 정부의 경항모 계획에 참여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 교수는 “현재 국가 안보 상황들을 봤을 때 우선순위 면에서 경항모보다는 3000t급 핵추진잠수함이나 우리 군에 없는 군 정찰위성 등을 전력화하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면서 “중장기 전략으로 경항모가 필요한 건 맞지만, 좀 더 시급한 무기체계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기왕 할 거라면 중형급으로 가는 게 낫지 않나 싶다. 경항모는 독도함이라든가 이런 수준에서 당장 개조하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포츠머스=AP/뉴시스] 영국 해군 항공모함 HMS 퀸 엘리자베스호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훈련이 연기돼 영국 남부 포츠머스 기지에 정박해 있다. 영국 해군은 이 항모 다수의 승조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출항을 연기했다. 2020.09.09.
[포츠머스=AP/뉴시스] 영국 해군 항공모함 HMS 퀸 엘리자베스호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훈련이 연기돼 영국 남부 포츠머스 기지에 정박해 있다. 영국 해군은 이 항모 다수의 승조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출항을 연기했다.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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