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피스자유연합 안재철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6.25사진전과 함께합니다”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서울 태평로 청계광장을 가는 길목에는 6.25전쟁에 관련한 사진들이 길을 따라 진열돼 있다. 대부분 사람은 무심코 지나칠지는 몰라도 6.25 당시를 몸으로 겪어야 했던 백발이 가득한 어르신들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지난 16일 태평로 근처를 찾아갔을 때에도 사진전은 어김없이 열리고 있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6.25 때를 회상이라도 하듯 물끄러미 사진을 바라보는 어르신들은 표정이 꽤 심각하다.

전쟁에 대한 경험이 없는 청년들도 한두 명은 전시된 사진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간접경험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누가 본다고 전시할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이 사진전은 왜 늘 열리고 있는 것일까.

이 사진전 뒤에는 사단법인 월드피스자유연합의 안재철 대표(사진)가 있었다. 안 대표는 “요즘 세대들이 6.25 때를 잘 모르는 것이 안타깝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리 역사 가운데 뼈아픈 사건의 하나인 6.25전쟁을 잊지 말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주기를 호소했다. 또 같은 민족이 서로 칼과 총을 겨누는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생명의 항해 6.25전쟁’ 사진전을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개최하고 있다. 그는 “일반 시민들은 6월 25일이 되면 그때야 기억하는데 그 점이 아쉽다”며 “사진전을 통해 1년 내내 시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그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재미교포인 그가 6.25전쟁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서다. 지난 2001년 10월 14일 6.25의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피란민 1만 4000명을 구출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 장례미사에 참석했던 일이 계기가 됐다. 그 이후 지난 10여 년간 6.25사진전과 함께 ‘6.25전쟁 역사 바로 알리기’ 활동을 해오고 있다.

사진전은 대형 사진과 고화질 사진을 중심으로 6.25전쟁의 흐름을 보여주도록 설계됐다. 단순히 사진을 늘어놓은 것이 아니다. 2시간 이상 걸리는 사진전 관람을 마치면 무언가 우리 마음속에 남을 수 있게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했다.

안 대표는 “사진전 개최는 전국적으로 어디서든 하고 있다. 한번은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도봉산 입구까지 가서 전시한 적이 있다”며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간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사진전이 열린 횟수는 무려 1000번이 넘었다.

그는 “광화문광장에서 전시를 몇 번 했었는데 그때가 마침 세종대왕상을 처음 공개한 터라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찾아와 사진전을 봤다” 며 “많은 사람이 보는 모습이 정말 감동됐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월드피스자유연합은 2003년부터 시작됐으며 전국적으로 회원 2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비록 작은 수이지만 그들이 없다면 6.25를 잊은 채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가 자유연합을 이끌어가면서 이룬 또 하나의 업적이 있다면 6.25에 관한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은 일이다. 6.25전쟁 참전국가가 41개국으로 알려진 부분을 67개국으로 바로잡았다.

그는 “다른 이유는 없다. 숫자가 많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다만 역사는 객관적으로 사실 그대로 기술해야만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인가 아닌가 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67개국으로 바로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6.25전쟁 당시 전 세계의 67개국이 대한민국을 지원했는데 이 기록은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단일 연합군으로 참전한 세계 기록이다. 이 사실은 영국 기네스북 본사에 전쟁을 겪은 나라 중 가장 많은 나라의 도움을 받은 기록으로 등록됐다.

6.25전쟁 후 정말 못 살고 보잘것없었던 우리나라가 오늘날 발전한 모습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에 희망을 주고 있다.

안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사느라고 바빠서 지난 60년간 우리를 도와준 나라에 감사하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그들 모두를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움을 받던 나라였던 우리나라가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세계 주요 20개국(G20)의 의장국으로까지 눈부신 성장을 했다. 나라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던 한국이 이제는 어려운 나라를 돕는 일에 앞장서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바랐다.

앞으로도 우리의 지나간 역사를 담아 거울삼을 수 있는 안 대표의 6.25사진전은 전국적으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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