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손선국 기자]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의 나라 대한민국, 본래 그랬듯이 하나의 영토 하나의 민족으로 회복되기를 염원해 온 지 몇 해가 되었던가. 종파를 뛰어넘어 조국의 독립 앞에 하나 되었던 민족지도자 33人의 정신을 이은 수많은 민족 종교지도자들의 통일을 위한 희생적 노력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로 한다.

 

 

◆종교계, 통일을 위해 달리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일본의 불법점령으로부터 해방된 우리나라는 6·25전쟁으로 인한 휴전이 결정되면서 38도 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이 경계선은 순전히 타의에 의해 인위적으로 책정된 것이며 헤아릴 수 없는 민족적 비극과 고통을 안겨 준 한 서린 경계선이다.

이후 남과 북은 같은 피를 나눈 민족이지만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참담한 운명에 놓이게 됐다.

남북은 이념, 사상, 정치,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며 때로는 이것이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천안함과 연평도사건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으며 우리 정부는 지난해 5월 24일 북한에 인도적 지원조차 전면 보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의 통일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과 북한 인권법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 김규호 목사는 “기독교계가 북한 인권문제에 적극으로 나서는 이유는 인권 자체가 성경적 가르침과 일치하기 때문”이라며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부적 인권을 지키는 것이 기독교 안에서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통일 문제 해결에 가장 큰 매개체가 되는 것은 바로 ‘탈북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전화 통화도 하고 남한에 와서 번 돈을 북한으로 보내기도 한다”며 “남한의 소식을 접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북한 사람들은 남한에 대해 긍정적 사고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지난 13일 유럽 9개국 14개 도시에서 시작된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캠페인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에 방문했다. 그는 그곳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진전을 여는 등 북한 인권법 통과에 힘쓰고 있다.

◆종교계 ‘경전의 가르침’ 실천

종교계의 통일을 향한 염원과 노력은 정부 못지않다. 개신교와 불교계는 얼마 전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인도적 대북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통일에 대한 열망 이전에 한 형제요 동포인 북한에 종교인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도리인 ‘사랑과 자비’를 실천한 것이라고 말한다.

개신교 진보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대북지원을 놓고 정부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으나 지난달 18일 밀가루 172톤을 북한에 전달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NCCK는 대북 인도적 지원 전문단체는 아니지만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정신으로 인도적 지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인 한기양 목사는 “동포가 아니라 해도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줘야 하는 데는 아무 이유가 없다”면서 “동포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가만있는 것이 비상식적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NCCK 화해통일위원장 김기택 목사는 “어려운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 성경의 정신이고 가르침”이라며 “특히 신앙인은 우리 형제요 동족인 북한을 마땅히 도와야 하며,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통해 통일의 기초를 세우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경기도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민간단체와 종교계 인사들이 지난해 9월 16일 파주 임진각에서 밀가루 총 530톤 등을 육로를 통해 북한에 지원하기 앞서 물자수송식을 거행했다.

NCCK는 현재 2차 지원을 준비 중이며, 지원은 7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에서도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환으로 대북지원에 나섰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하 ‘날마다좋은날’은 지난 15일 개성을 방문해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 관계자들을 만나 1천만 원 상당의 어린이 영양제를 전달했다.

날마다좋은날 이상근 상임이사는 이번 대북지원에 대해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 ‘인도적’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적’이라는 말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이다.

일각에서는 종교를 떠나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 도리를 다해야겠지만 종교계가 앞장서 경전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는 일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개신교 “조국통일은 神의 뜻”

개신교에서 대북지원 외에 또 하나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도다. 이들은 민족의 통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섭리에 있다며 북한 동포들도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어 동일한 신앙을 갖길 염원하는 것이다.

사단법인 조국평화통일협의회(대표회장 진요한 목사)는 지난달 16일부터 목포 전주 부산 충주 안산 등지를 돌며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27일에는 평양봉수교회에서 남북공동 평양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진요한 목사는 “조국의 평화통일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함께하여 통일된 조국으로 온 세계에 빛을 발하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NCCK는 6월 15일부터 25일까지 ‘2011년 민족화해주간’으로 정하고 공동기도문을 발표했으며 23일에는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평화예배’를 드린다.

NCCK는 민족화해주간 공동기도문에서 “통일된 한반도가 복음으로 하나 되어 평화통일을 이루고, 온 세상 앞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선교한국, 통일한국이 되게 하소서” “하나님 안에서 남과 북의 모든 동포가 한민족임을 늘 고백하게 하소서”라고 소원했다.

▲ 지난해 12월 순수민간 자원봉사단체인 (사)만남(김남희 대표)에서 제작, 설치한 조국통일선언문비. 왼쪽부터 (사)만남의 이만희 명예회장과 김남희 대표
한편 순수민간 자원봉사단체로서 나라와 국민 사랑 실천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단법인 만남(대표 김남희)에서는 지난해 12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소재 임진각에 대한민국 지도모양의 ‘조국통일선언문’을 제작, 설치했다.

거기에는 한반도를 사랑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대표 33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국민대표 33인은 선언문에서 “참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면 국민이 원하는 통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마지막에 종교적 통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종교는 영적 세계의 신앙이므로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종교는 영적 차원이므로 국경이 없다.

또 종교인은 경서를 기준으로 한 신앙을 해야 한다”면서 “경서를 기준으로 한 신앙은 종교통일을 이룰 수 있으며, 지상 하늘나라 광복이 되고, 하늘 문화 빛이 전개되어 새 세상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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