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엽제 매몰 의혹이 제기된 칠곡 미군기지 헬기장 주변 (연합뉴스)

“수질검사 다시 시행해야”
토양조사 시급

[천지일보=장윤정 기자] 고엽제 매립 의혹을 받고 있는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주변 지하수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한미공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해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혁 녹색연합 운영위원장은 “공동조사단은 수질검사를 다시 시행하길 촉구한다”며 “이번 조사는 그냥 형식적인 검사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동조사단은 실질적인 조사에 참여하지 않고 참관만 하는 수준이었다”며 “조사단을 재구성해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토양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정옥 사무처장은 “고엽제의 주성분인 다이옥신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며 “수질검사부터 시행한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 사무처장은 이어 “토양 시추조사를 하루빨리 진행해 오염 정도를 확인하고 이와 더불어 주민 건강에 대한 역학 조사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이번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순규 강북사랑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중간 조사 발표 가운데 미심쩍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며 “캠프 캐럴 주변에 있는 물과 지하수, 농업용수, 토양 등을 전면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도 있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아직 중간 조사만 발표한 것인 데 여러 단체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내달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했으니 그때 상황을 보고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시민 단체의 반응에 대해 조사단 측은 “숨 쉬고 물 마시는 게 일상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 판단해 생활용수와 마시는 물을 먼저 검사한 것”이라며 “다음 달쯤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공동조사단은 지난 16일 칠곡군 미군기지 일대 지하수 관정 10곳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발암물질인 고엽제의 주성분 ‘2,4-D’ ‘2,4,5-T’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용어설명: 고엽제는 정글에서 적군의 근거지를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됐던 고사용 화학제로, 미국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밀림에 다량 살포한 ‘2·4·5-T계와 2·4-D계’를 혼합한 제초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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