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누리홀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천지일보 DB

17일 출석해 8시간 동안 조사

4차례 불응 만에 처음 조사

“혐의 오해에 진상 밝히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서 관련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전날인 17일 이 지검장을 소환해 약 8시간 조사했다.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수원지검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원지검은 4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지검장은 계속 불응해 왔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지난 2019년 당시 김 전 차관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이규원 당시 대검 진상조사단 검사가 위법한 방법으로 확인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이를 수사하려는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관련 의혹에 대해 이 지검장에게 확인하려 했으나 이 지검장은 그간 이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이첩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검찰 출석을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수사팀이 이 지검장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하려 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이 지검장 측이 검찰 수사에 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지검장 측 변호인은 입장을 내고 “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충실히 해명했다”며 “이 지검장은 어떠한 외압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천지일보
서울중앙지검. ⓒ천지일보

변호인은 “2019년 6월 18일자 안양지청 검사의 보고서와 유선상으로 확인한 내용을 총장에게 보고하고 안양지청이 건의한 대로 ‘긴급출국금지 상황을 서울동부지검에 확인해 보라’고 지휘했다”며 “이후 계속된 안양지청 수사과정에 개입하거나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조사를 응한 이유에 대해선 “혐의가 있으니 피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어 공수처와 검찰의 관할 협의가 있기 전이라도 검찰 조사를 받고 진상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검장 측은 기소 가능성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 지검장 측은 “최근 언론에 이 지검장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 (공수처와 검찰의) 관할 협의가 어떻게 되든 일단 검찰에서 진상을 설명해 반부패·강력부가 오해받는 것을 해명할 필요가 있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이 지검장 업무일지 등 각종 자료, 법무부, 반부패·강력부, 안양지청 검사 등에 대한 향후 대질조사를 통해 이 지검장이 관련 없음이 충분히 해명될 수 있음에도 기소 가능성 보도가 나온 것에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간 조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4회 검찰 소환 요구를 받았는데 그중 3회는 공수처 이첩 전이고, 1회는 공수처에서 검찰에 재이첩 된 이후”라면서 “공수처 이첩 전 3회 통보는 공수처 이첩을 요구했고, 재이첩 후 통보는 수사 및 기소권이 어디에 있는지 검찰과 공수처 의견이 달라 조율되길 기다렸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사건에 당시 법무부 소속 검사, 반부패·강력부 소속 검사, 안양지청 검사들이 관련돼 있어 누구라도 혐의가 확인됐다면 공수처에 이첩될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에서 조사받아 종합적으로 진상 규명 필요가 있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이유도 있다”고 여전히 공수처에서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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