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AP/뉴시스]13일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 밖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도쿄=AP/뉴시스]13일 일본 도쿄의 총리관저 밖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역 어민과 주민들의 반대 속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대량의 방사능 오염수를 2년 후에 태평양으로 방류하기로 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이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지지한 가운데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이를 비난하는 사설이 나왔다.

사설은 “워싱턴은 잠자코 있을 수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역 정부, 환경 전문가 및 활동가들의 견해에 반하는 일본에 대한 신속한 지원은 전략적 고려가 환경적 우려를 능가한다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꼬집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폐수가 해양환경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일본 어민들조차 2011년 지진과 쓰나미, 핵 참사로 황폐화된 지역의 어업을 복원하려는 10년 동안의 노력이 이제 수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며 좌절감을 표시했다고 사설은 전했다.

한국 정부도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했으며 이 결정에 대해 국제해양법재판소 탄원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오염수가 깨끗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그들이 오염수를 마시고 밥이나 빨래를 하거나 농사를 지으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 브리핑에서부터 “마실 수 있다면 마셔 보면 좋겠다”고 이를 거듭해왔다.

대만의 원자력위원회는 일본의 조치에 반대와 유감을 표했으며 피지에 본부를 둔 태평양제도포럼도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간단한 성명을 통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일본의 결정은 투명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된 원자력 안전 기준에 따라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설은 미국의 최고이자 가장 강력한 아시아 동맹국으로서, 일본은 잘못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일본은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회담을 갖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증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양국이 통일된 입장을 보여주는 공동성명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사설은 미국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간단해 보인다며 영화 모정(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의 주제곡 제목을 인용해 미국을 비판했다. “과학적·환경적 평가는 간과하면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우정이란 참으로 근사한 것(Friendship truly is a Many Splendored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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