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판정 정확도 20% 수준
양성 놓쳐 방역 구멍 생길 수도
의료인 참여 없는 키트도 아직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진단키트 도입을 시사한 가운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오 시장은 유흥시설 등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이 같은 키트를 활용해 방역 무력화 우려를 씻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노래연습장 등에 키트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그리고 있다.
오 시장의 요청에 일단 방역당국도 자가검사키트 도입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특별방역점검회의 브리핑에서 “개인이 구매해 자가검사가 가능한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자가검사키트가 활용될 수 있도록 주로 전문인력에 의한 방식인 비인두 검체 채취 방식 대신 비강 검체 사용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4차 대유행이라 불릴 만한 상황이 되자 이미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나, 오 시장 발언 이후 나온 방역당국의 거론이라 주목할 만하다.
다만 오 시장과 정 청장이 언급한 건 자가‘진단’키트가 아닌 자가‘검사’키트다.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것이 아닌 먼저 검사를 통해 양성 우려가 있을 때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키트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도 “확진의 기준으로 삼는 확정 검사용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나 보조적 검사로서 감염 후보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자가진단검사에 대한 우려는 크다. 대한의학회지(JKMS,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이달 초 발표된 서울대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자가진단키트의 검사 방법인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PCR 검사와 비교해 특이도 100%, 민감도 17.5%였다.
검사는 지난 1월 5~11일 서울대병원 입원 예정 98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제는 민감도다. 민감도가 낮으면 바이러스를 보유한 환자가 음성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특이도는 음성환자를 음성으로 판단하는 척도다.
신속항원검사를 통해선 양성 환자를 다 가려내지 못해 자칫 자신을 음성으로 확신한 감염자가 방역망을 뚫고 접촉자를 대량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용객들이 직접 자가진단검사를 하는 방식의 오 시장 추진 방식은 더 우려가 크다. 아직 의료인이 참여하지 않고 일반 사람이 쓸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는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