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김종인 준비하는 野
金 행보 따라 변동 폭 클 듯
대선 국면서 尹 합류도 관건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모두 승리하면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다만, 당의 쇄신을 이끌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물러나면서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 약 5년 만의 선거 승리와 동시에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야권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부터 전국 선거에서 연패를 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임기를 마무리하고 물러나는 상황에서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는 권영세‧정진석‧조경태‧주호영 의원, 김무성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통합 과정에서 벌어질 혼란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선거 승리의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당 대표의 후보군이 김 위원장에 비해 정치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면서 ‘킹메이커’의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는 홍 의원의 복당을 막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반문 빅텐트’를 만들기 위해 홍 전 의원 등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종인 체제’를 대선까지 끌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김종인 체제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 차원에서 건의가 있겠지만, (김 위원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다른 계획이 없다”며 “일단 정치권을 떠나기에 그동안 내가 해야 할 일들이나 밀려있는 것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거 결과가 좋으면 다시 위원장으로 모셔와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결과와 관계없이 처음 얘기한 대로 선거가 끝나면 정치권에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선거 결과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나겠다고 했지만, 의원들의 만류에 못 이겨 당에 잔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제3지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를 생각 중인 의원들도 김 위원장보다는 정치력이 떨어지고 능력 검증이 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2번의 대선과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킹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면서 “정치력이 정점에 달한 김 위원장을 대체할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의 한계점도 확실하게 확인된 만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을 치를지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재산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대선 비용을 개인 자금이나 후원금으로 버틴다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합류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