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연합뉴스)

감사팀‧인사팀부터 변경… 계열사‧협력사 바짝 ‘긴장’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정 척결’ 발언으로 시작된 삼성전자의 1차 인사 성형이 진행된 후 삼성전자와 협력사들은 차후 움직임을 살피며 바짝 긴장한 상태다.

지난 8일 이 회장은 김순택 미래전략실장을 통해 수요 사장단 회의에 참여한 임원들에게 ‘청정 경영’에 대한 소신과 ‘인사 쇄신’ 의지를 밝히고 감사팀과 인사팀의 힘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그 다음 날 이 회장의 부정 척결 발언에 원인이 된 삼성테크윈의 수장 오창석 사장은 결국 자신이 담당하던 조직에서 비리가 발생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그리고 일주일도 안 돼 이 회장의 말한 주문들이 효력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감사를 총괄하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이 전격 교체된 것이다. 기존 경영진단팀장이었던 이영호 전무와 인사를 담당하던 인사지원팀장 정유성 부사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각각 정현호 부사장과 정금용 전무가 맡게 됐다.

정현호 부사장은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 사업부장을 맡고 있었으며 정금용 신임 인사지원팀장은 원래 삼성전자에서 인사기획그룹장을 맡아왔다.

이날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본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유성 부사장과 이용호 전무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조직문화를 감독하고 인사관리를 하고 있던 책임자로서 책임을 진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삼성카드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경영지원실장 최종수 전무가 옷을 벗었다. 최 전무는 삼성카드 이인자로 꼽히는 최고위급 임원으로 지난해 7~10월 발생한 기프트카드 부정발급 사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삼성SDS 모 부장이 외국계 기업과 국회의원 명의를 도용해 가짜 공문으로 삼성카드 모 차장에게 65억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발급받아 이 가운데 40억 원가량을 현금화해 개인적 용도로 유용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다. 이후 삼성카드는 그룹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카드 측은 최 전무의 사임 원인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이번 인사 쇄신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현재 삼성그룹의 새로운 해결사로 나선 정현호 경영진단팀장과 정금용 인사지원팀장은 조직을 어떻게 운용할지와 계열사 조직과의 연계성은 어떻게 끌어갈지 먼저 논의 후 구체적인 인력 보강 등의 행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시행되는 ‘2011 협력사 종합평가’ 때문에 현재 삼성전자와 협력사는 더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 박종선 원장은 이번 삼성 쇄신이 효과를 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삼성이 지금 주장하는 윤리경영, 준법경영을 하기 위한 제도와 문화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선 보완된 후 직원들의 청렴 의식을 높여주기 위한 꾸준한 실천교육과 정신교육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무엇보다도 ‘부정은 절대 용납이 안 된다’는 사내 문화가 형성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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