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 대목장 ‘붉은 소나무’에 반하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지난해 광화문 현판이 균열되자 매스컴에서는 ‘진짜 금강송’을 찾기에 바빴다. 금강송이 최상의 품질의 소나무인 것처럼 수차례 보도됐다. 하지만 대목장 신응수 선생에 따르면 좋은 소나무는 ‘적송(赤松)’이다.

신 선생은 “금강송은 일제의 잔재”라며 “최고의 소나무를 적송이라고 말했으나 금강송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흔히 말하는 금강송은 강원도 금강군에서 경복 청송군에 서식하는 소나무다. 1928년 일본 산림학자 우에기 호미키(植木秀幹) 교수가 발표한 ‘조선산 소나무의 수상(樹相) 및 개량에 관한 조림학적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교수는 한반도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모양에 따라 동북형, 중남부 고지형, 중남부 평지형, 위봉형, 안강형, 금강형으로 분류했다.

“금강송이라고 하면 영동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를 가리키는 거죠. 강릉형 소나무라고 하듯 지명을 따서 소나무에 붙인 거죠. 저는 금강송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신 선생이 최고로 여기는 적송은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을까. 껍질이 붉고, 가지 끝에 붙은 눈이 붉은 소나무다. 적송 외에도 내륙지방에 주로 자라는 육송(陸松), 해안이나 섬지역에서 자라는 여송(女松) 등이 있다.

“언젠가 백두산 소나무가 좋다는 말을 듣고 장백산맥에서 자란 소나무를 들여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우리 소나무보다 좋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백두산에서 400㎞ 정도 떨어진 곳에서 자란 나무였습니다. 국내에서 적송이 나는 곳은 강원도 양양에서 경북 울진에 이르는 태백산맥 줄기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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