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다(사우디)=AP/뉴시스] 2020년 1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2019-20 스페인 슈퍼컵(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다(사우디)=AP/뉴시스] 2020년 1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2019-20 스페인 슈퍼컵(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인권탄압국이라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최소 15억 달러(약 1조 6981억 5천만원)를 썼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인권단체인 그랜트 리버티는 “석유 부국이 체스 대회부터 골프, 테니스, 상금 20만 달러가 달린 경마대회인 사우디컵 등 스포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 주에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다음 주 메카주 제다에서 개최되는 국제 자동차경주대회인 ‘FIA포뮬러원월드챔피언십(포뮬러원, F1)’과의 계약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사우디가 인권탄압국이라는 오래된 이미지를 완화하는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에 투자한 거대한 규모, 왕국의 열악한 인권 기록을 모호하게 하기 위해 스포츠 행사에 투자하거나 유치하는 관행, 관광과 행사의 새로운 장소로 선전하는 내용을 요약한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는 스페인 축구 협회와 3년 계약을 맺은 1억 4500만 달러, 사우디 국제 남자 골프 대회 출전료 1500만 달러, 사우디 마스터스 스누커 대회에 3300만 달러, 2019년 앤디 루이스 주니어와 앤서니 조슈아의 복싱 경기의 1억 달러도 포함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는 5년 전 석유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대적 전략 계획인 ‘비전 2030 마스터플랜’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페미니스트 운동가들과 종교 성직자들의 체포를 포함한 반(反)왕실에 대한 광범위한 탄압이 뒤따랐다.

사우디는 또한 예멘 개입을 주도했는데 이 전쟁으로 최소 1만 2천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관측통들은 이들 사망자 중 적어도 3분의 2는 사우디의 공격적인 공습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정보보고서는 MBS를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자로 지목했다.

그랜드 리버티의 루시 래는 “사우디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스타들의 좋은 평판을 이용해 인권 탄압의 잔혹성, 고문, 살인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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