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 조정했다.

13일(현지시각)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P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3단계 하향조정 했다. ‘CCC’ 등급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신용등급으로 국가부도(디폴트)에서 네 단계밖에 남지 않은 등급이다. 특히 지난 2일 무디스가 기존 B1에서 Caa1 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지 10일 만에 재조정됐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향후 12~18개월 내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S&P는 이날 성명에서 “그리스의 채무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채무조정은 자사 기준에 의한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그리스에 대한 재정 지원 필요성은 늘고 있는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추가 구제 금융을 받는 데까지는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의 영향으로 세계경기 둔화 우려와 석유수요 감소 전망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99달러(2.0%) 급락한 배럴당 9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EU가 그리스발(發)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계를 나타내면서 결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붕괴를 향해 치닫고 있다”며 “따라서 유일한 대안은 유로 사용을 포기하고 예전의 통화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S&P의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재정위기를 피하기 위한 그리스 정부의 노력과 그리스인들의 의지를 간과한 것”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