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절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탄절인 25일 자정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성탄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25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계가 미얀마에서 벌어진 군부의 폭력진압과 유혈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현지 시민과 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12일 미얀마 군부의 폭력 사태를 깊이 우려한다는 서한에서 “저는 미얀마 군부가 평화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한 진압과 폭력을 자행하는 소식을 접하며 깊은 슬픔을 느껴왔다”며 “군부가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서울대교구의 모든 사제와 수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미얀마에 참된 민주주의가 회복되기를 온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추기경은 긴급 지원금 5만 달러를 미얀마 양곤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지원금은 주 미얀마 교황청 대사인 장인남 대주교를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전날에는 한국천주교주교단이 성명을 내고 “한국도 미얀마처럼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호소와 연대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며 “생명과 평화,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는 길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을 걷는 미얀마 형제자매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형제애로 연대한다”고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같은 날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국민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그 날까지, 한국교회, 세계종교 시민사회와 함께 기도하고 연대할 것을 선언한다”고 했다.

NCCK 회원 교단장과 기관장들은 “사순절 동안 매일 정오에 미얀마에서 살인적 시위진압이 즉각 중단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건설되도록 1분간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사순절에 한 끼를 금식해 구속자와 난민, 소수민족과 어린아이들을 위해 헌금하는 모금 운동에도 적극 동참하자”고 요청했다.

한국 정부에는 무기·시위 진압 장비가 미얀마에 수출되지 않도록 적극 감시해줄 것을 당부하고, 기업에는 ‘선의의 투자’와 협력을 민주주의가 정착할 때까지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와 총회에는 “자국민 학살 범죄를 저지르는 미얀마 군부에 대해 유엔의 보호책임 원칙에 따라 무기 수출금지와 경제제재, 여행금지 결의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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