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마스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의 병세가 위중해지는 걸 막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마스크를 쓰면 흡입하는 공기의 습도가 높아져 호흡기의 점액 섬모 청소(MCC)가 활발해지고,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면역계의 인터페론 반응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기관인 ‘국립 당뇨병 소화기 신장 질환 연구소(NIDDK)’ 과학자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에 본부를 둔 국제 생물물리학회 회보에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제출했다.

과학자들은 높은 습도가 인플루엔자(독감)의 중증도를 완화한다고 한다. 습도가 높으면 MCC 작용이 활발해져 폐로의 바이러스 확산이 억제된다는 설명이다.

습도가 낮으면 이런 인터페론 반응과 MCC 기제에 장애를 일으킨다. 날씨가 추울 때 호흡기 감염증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NIDDK 연구팀은 자원자에게 마스크를 쓴 채 밀봉 상태의 철제 상자 안으로 숨을 내쉬게 하고, 세 개의 다른 온도(섭씨 8~37도) 조건에서 각각 습도를 측정했다.

검사는 N95 마스크, 수술용 삼합사 마스크, 면-폴리에스터 이중 마스크, 두꺼운 면 마스크 등 네 종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피험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날숨의 수증기가 박스 안을 가득 채워 내부 습도가 빠르게 올라갔다.

마스크를 썼을 땐 박스 안의 습도가 훨씬 덜 올라갔다. 날숨의 수증기는 대부분 마스크에 걸러졌고 농축된 상태로 들숨에 섞여 다시 흡입됐다.

시험한 네 종류의 마스크 모두 들숨의 습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한 정도는 마스크의 소재와 제조 방법에 따라 달랐다.

마스크가 들숨의 습도를 올리는 효과는 4종 모두 낮은 온도에서 대폭 커졌다.

들숨의 습도 상승 폭은 측정 온도와 상관없이 면 마스크를 썼을 때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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