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민족 최대 명절로 꼽히는 설이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설 명절을 보낸다.
우리는 설하면 떡국, 세배, 귀성길 그리고 윷놀이 같은 민속놀이 등을 떠올린다. 북한은 설하면 어떤 것들을 떠올릴까. 또 북한의 설날은 남한과 얼마나 다를까.
먼저 남한과 달리 북한은 음력설이 아닌, 양력설을 쇤다. 김일성 주석이 음력설을 쇠는 풍습을 봉건잔재로 규정해 1946년쯤 양력설을 공식적인 설로 선포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북한 달력을 보면 남한 설날과 겹쳐 우리처럼 2월 12일이 설 명절이라고 돼있다.
북한도 추석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민속놀이를 즐기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남북한 설 풍경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세배를 하고 덕담과 세뱃돈을 받는 모습은 남측 가정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세뱃돈을 나누는 풍습은 거의 없고 대신 음식을 나누며 이웃 간의 정을 나눈다.
북한에서는 설에 꼭 송편을 빚는다고 한다. 추석이 아닌 설에 송편을 만드는 것도 특이한데 콩, 깨가 아닌 각종 채소에 간을 해 넣어 송편을 만든다.
북한은 쌀이 귀한 탓에 떡국은 거의 먹지 못한다고 한다. 먹는다고 하면 꿩고기를 넣고 끓인 떡국을 최고로 여기고, 꿩고기 대신 닭고기를 대신 넣기도 한다.
북한이 소개하는 설음식에는 지짐과 산적도 눈에 띈다. 녹두지짐이나 녹두가 없는 곳에서는 수수, 조, 강냉이 등 여러 잡곡을 가루로 만들어 지짐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고기, 야채를 썰어 꼬챙이에 꿰거나 구운 산적은 설날 술안주로 인기 메뉴다.
약과와 강정도 설날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북한은 설날아침 노인들이 있는 집에서 어린이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흔히 강정을 답례선물로 준다고 한다.
요즘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설 선물은 남한과 마찬가지로 현금이 1번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사탕 과자가 기본이었는데, 지금은 생활형편에 따라서 패딩과 신발도 주고받는다고 한다.
특히 북한은 솜신이 유명해 솜신도 선물하고 고급한 술이나 지역에 없는 특산품들도 선물한다고 한다.
다만 북한에서는 설·추석·정월대보름 등 민속명절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조선인민군 창건일 등 사회주의 명절을 더 중요하게 기린다. 구정도 1989년에야 민속 명절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