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홍보용으로 쓰였던 포스터.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 홍보용으로 쓰였던 포스터. 개봉 시기에는 발음상 표기도 혼용했기 때문에 포스터에 ‘주검의 상자’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필름에는 명확하게 <죽엄의 상자>로 표기돼 있다. (사진제공: 한국영상자료원)

故 김기영 감독 데뷔작… 한국 최초 동시 녹음된 작품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60~70년대 스크린을 주름잡았던 故 김기영 감독의 첫 영화 필름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발견됐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미국에서 김기영 감독의 데뷔작인 <죽엄의 상자(1995)> 등 4편의 영화 필름을 발굴, 지난달 12일 나라(NARA)와의 협의를 거쳐 35㎜ 프린트 복사 수집을 완료했다.

<죽엄의 상자>는 50년대 영화 필름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김 감독이 미국공보원 산하 영화제작소인 리버티 프로덕션에서 첫 번째로 제작한 장편 극영화다. 영화는 개봉 당시 한국에서 최초로 미첼 카메라를 이용해 동시 녹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죽엄의 상자>는 사운드가 유실된 상태다. 김종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상임고문은 “소리가 없이 발굴돼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필름을 발견한 것으로 김기영 필모그래피의 중요한 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1950년대 당시 한국영화계는 수동이 아닌 모터가 달린 뉴스용 카메라 아이모를 사용해 영화를 제작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뛰어넘는 촬영 장치와 화면 구도, 초점심도 등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작품이 <죽엄의 상자>라고 영상자료원은 설명했다.

▲ 故 김기영 감독의 첫 영화 필름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발견됐다. <죽엄의 상자(1995)> 포스터 (사진제공: 한국영상자료원)

이 외에도 미국 콜럼비아 대학과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통해 발견된 김기영 감독의 문화영화 작품으로는 <나는 트럭이다(1954)> <수병의 일기(연대 미상)> <사랑과 병실(연대 미상)> 등 3편이다.

한편 영화들은 오는 4일과 9일에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발굴ㆍ복원 그리고 초기 영화로의 초대’ 기획전을 통해 일반인에게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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