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교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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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뭐길래.
흔히 하는 말이지만 답이 쉽지는 않다. 돈 때문에 세상이 굴러가고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죽기도 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촉망받던 작가가 돈이 없어 굶어 죽었다는 소식은 우리를 경악게 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관여해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 선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민들의 피 같은 돈을 사실상 갈취한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정관계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됐다는 소식도 다시 한 번 ‘돈이 뭔지’ 생각게 한다.

세속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돈’과 가장 거리가 멀어야 할 ‘종교계’도 이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최대 종단인 개신교는 다양한 모양의 ‘헌금’을 받는다. 십일조 감사헌금은 물론 외형적으로 그럴싸한 교회를 짓기 위한 ‘건축헌금’을 직분에 따라 금액을 정해 강요하거나, 집사 권사 장로 직분을 받게 되면 그에 따른 직분 헌금도 사실상 떼 간다. 교회를 가고 싶어도 ‘헌금할 돈이 없어 못 간다’거나 ‘돈이 없어 직분을 받지 못한다’는 말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성경 요한복음 2장에는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앉아 유월절 제물을 파는 장사꾼들을 보고 채찍을 휘두르는 예수의 모습이 기록돼 있다.

당시 성전 제사장들은 장사꾼과 결탁해, 백성들이 먼 데서 가져온 양이나 비둘기에 흠이 있다고 꼬투리를 잡은 후 성전 주변 상인들에게서 다시 제물을 사오도록 했다. 이로 인해 주변 상인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제사장들과 수익을 나누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하나님의 뜻에는 관심 없고 제물에 눈 먼 제사장과 장사꾼들을 보며 격노했다.
유월절 제물은 자신의 몸을 대신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절기를 정하신 이유는 자신의 죄를 대신해 죽는 제물을 보며 회개와 변화의 계기로 삼는 것이었지만, 제사장과 상인들에게 절기는 ‘대목’이었고 우매한 백성들은 농락당했다. 神의 이름을 팔아 돈벌이하는 종교지도자들, 그들에게 속아 자신의 주머니를 탈탈 터는 신앙인의 모습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이 경(經)의 뜻을 알고 행하는 신앙인인지, 신의 이름을 팔아 자신의 배를 불리는 성직자의 돈벌이 도구인지 스스로 분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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