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제공: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제공: SK그룹)

4대그룹 총수·재계 3위 강점

재계 구심점으로 격상될 듯

‘입법규제 타격’ 최소화 기대

“ESG 경영 표준 제시할 것”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되면서 최 회장의 리더십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대 그룹의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처음으로 맡은 만큼 재계 전반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전달하는 데 힘이 실릴 것으로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재계 순위 중 최상위권의 기업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상의 위상도 과거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뛰어넘어 재계의 구심점으로 격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규모라는 면을 봐서도 우리나라 5대 그룹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를 상당부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보고, 본인 자신이 평소 상생이나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이기에 현 시점에 더 없이 적합한 후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갖는 무게감은 물론 그가 그동안 ‘사회적 가치’ 실천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설득력 있게 재계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 회장은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사실상 회장직을 수락했다.

최 회장은 오는 2월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되고,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3월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임기는 2024년 2월까지 3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최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으로 최근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회장 등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하지만 최 회장 앞에 놓여 있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정부와 재계와의 가교역할을 하며 입법규제의 타격을 최소화하는 게 최 회장이 풀어가야 할 시급한 문제다. 정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 규제안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최 회장이 재계 의견을 수렴해 정부 정책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정부와 국회와의 관계가 원만하게 돼서 상호협조 보완할 수 있도록 관계 개선을 하는 게 최 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며 “최 회장의 능력은 충분하지만 정치권이 워낙 귀를 막고 있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최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분”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ESG 경영의 표준 모델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견·중소기업까지 대표하는 대한상의의 특성상 최 회장이 이들 기업을 아우를 수 있는 소통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서울상의를 비롯한 전국 73개 지방 상공회의소를 대표하는 대한상의는 전국 회원사가 18만 개에 달하며 전 세계 130여 국의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최 교수는 “최 회장이 그 자리(대한상의 회장)에 있는 한 대기업에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일하거나 할 분이 아니다”라며 “그 자리에 맞게 처신하는 게 당연하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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