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싸이월드·페이스북 등 웹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 흔히들 SNS라고 부른다.

극히 개인적이면서 일상의 소소한 것들까지 올리며 불특정 다수와 이야기하고 소통할 수 있는 SNS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여러 방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 단적인 예로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퇴하기까지 SNS가 이라크 국민들과 전 세계 언론에 미친 영향을 들 수 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집회 동영상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집회에 동참하는 이집트인들도 많아졌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가 이집트의 민주주의 물결을 지지하게 됐다.

이런 거대한 물결 외에도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다는 한 개인의 짧은 글이 급속도로 퍼져나가면서 글을 올린 당사자에게 화장지가 배달됐다는 이야기까지 SNS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를 볼 수 있는 사건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물론 위에 언급한 파급효과는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SNS의 한 부분일 뿐이다. SNS가 갖고 있는 다른 쪽 얼굴을 볼 때면 걱정만이 앞설 뿐이다.

최근 일어난 고 송지선 아나운서의 안타까운 죽음도 SNS가 가져온 비극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일상을 적는 공간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어 있는 세계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여기에 더해 본인이 직접 작성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글 때문에 수많은 악성댓글과 욕설 등으로 큰 상처를 입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SNS의 병폐.

문제가 되는 것은 비단 한 개인의 사적인 부분을 실시간으로 퍼다 나르는 불특정 다수의 SNS 이용자들뿐만이 아니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 혹은 보호받아야 할 극히 개인적인 부분까지도 기삿거리로 삼는 대다수의 언론매체에도 큰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또한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인터넷 언론이 많다 보니 사이트 방문자수를 올리기 위해 가십성 기사를 올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물론 연예인을 비롯한 공인들의 일상적인 것까지도 알고 싶어 하는 대중심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지만 그래도 언론이라면 지켜야 할 선이 있음을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또한 심히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앞세워 한 개인의 사생활까지 들추어내고 추측성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외려 그런 기사들에 대응하고, SNS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게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진정한 언론의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그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기사를 만들어내는 언론은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에도 대가성 기사를 써오던 몇몇 언론이 세상에 공개된 것처럼, 이제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면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벌던 언론은 바로 그 대중에게 역으로 심판받게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누리꾼들로 넘쳐나는 SNS세상. 각종 악성댓글로 몸살을 앓던 고 송지선 아나운서의 미니홈피나 트위터처럼 시름시름 앓던 송 아나운서는 자살이라는 끔찍한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그렇게 송 아나운서가 생을 마감하자 이제 SNS세상은 비난의 화살을 송 아나운서와 관련이 있는 두산베어스 임태훈 선수와 구단 측에 돌리고 있다.

고 송 아나운서의 말이 사실이라면 임태훈 선수와 구단 측의 처신은 분명 잘못됐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자신의 입장을 번복해서라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송 아나운서를 구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떠한 사건이나 소식을 접했을 누리꾼들의 태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말처럼 타인의 지극히 사적인 부분까지 확대 재생산해 몇 번의 손가락 움직임으로 SNS 세상에 사뿐히 뿌려놓지만 정작 사건의 당사자는 그 사뿐히 뿌려놓은 글들로 인해 무참히 짓밟힌다는 사실이다.

내 생각을 적고 공유하기 위한 공간이 어느새 사생활을 침해당하는 무서운 공간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심지어 이 공간 안에서는 자신의 종교까지도 비난이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신앙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외치면서도 자신과 종교가 다르거나 주류를 이루는 종교가 아니면 여지없이 사뿐히, 그러나 무참히 짓밟히게 된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IT세상이지만 그 성장 속도를 따라잡을 정도로 우리들의 ‘네티켓문화’나 도덕성이 자라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SNS로 소통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듯이, 현실과 인터넷이라는 두 가지 세상이 공존하고 있는 시대를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덕과 양심을 지키려는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언론도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려주는 언론보다는 대중이 알아야 하는 것들을 보여주는 언론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

황색저널이 아닌 클린미디어가 되려고 노력한다면 SNS가 가진 어두운 면 또한 환한 얼굴을 가진 밝은 빛으로 변해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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