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칠갑산 자락 구기자 마을
충청도 인심 물씬 풍겨나
특산물 재배 천혜의 조건
백내장·시력 감퇴에 효과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청남도의 알프스라 불리는 청양, 은골마을에서 나는 집콕 잇템 ‘구기자’는 면역력 증진에 으뜸이라고 알려졌다.

청양은 충남의 중앙에 위치하고 차령산맥의 줄기를 따라 국립공원인 칠갑산 자락의 미궐산, 남미산, 성주산, 계봉산, 앵봉산에 둘러쌓여 있어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으로 유명하다.

구기자마을은 정서적으로 순수한 충청도 인심이 아직도 물씬 풍겨나는 마을이다. 특히 구기자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특산물로 재배하기에 유리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구기자에 미친 젊은이’ 소문

청양군 목면 신흥리 임장골 마을에는 ‘박관용 구기자 생약 시험장’이 있다. 오늘날 구기자 특산지로 된 유래를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목면에서 제일 먼저 구기자를 재배하여 생업과 산업에 도움이 되도록 한 사람은 그 당시 공주군 신풍면 토끼울에 살던 박관용씨다. 박씨는 1922년경 15세 때 자택 울타리에 하얀색 나무 줄기에서 빨간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그는 “이름이 구기자인데 약으로 쓰이는 것으로 그 열매를 말려 놓으면 상인들이 사간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당시 가격이 근당(600g) 70~80전에서 1원이 넘는다고 했다. 당시 땅 한평에 10~20전 할 때인데 “구기자를 잘만 재배하면 농촌이 부유하게 되는 길이 여기에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김돈곤 청양군수가 지난해 8월 구기자 수확시기에 청양 구기자를 재배하는 농민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그때까지만 해도 구기자는 야생으로 담장 밖이나 밭두둑 귀퉁이에 몇 그루씩 자라는 정도에 불과했고 특별히 농작물로 재배하는 농가가 전혀 없었다. 농촌에서는 이 야생 구기자를 열매가 익으면 겨우 한두 근 정도 따서 말려 모았다가 팔아 가용에 보태 쓰곤 했다.

이때부터 박씨는 구기자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선생이 ‘구기자에 미친 젊은이’라는 별명을 듣던 때이다. 박씨는 몇번의 시험재배 끝에 마침내 성공하여 당시 농촌에는 상당수 높은 소득을 올리게 되어 ‘구기자를 심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위에 보여주었다.

박씨의 구기자 재배 성공담은 입에서 입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고 마침내 각지에서 찾아와 견학하고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다.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이라는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기력 왕성·세포 노화 억제 효능

구기자를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이 왕성해지며 다리·허리 등의 힘이 강해지고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구기자에는 베타인·제아잔틴·카로틴·티아민, 비타민 A·B1·B2·C 등이 함유되어 있다. 간장에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하고 간세포의 신생을 촉진하며 혈압을 내려주는 작용도 한다. 약성은 평범하고 독이 없다.

효능은 만성간염·간경변증 등에 복용하면 염증이 제거되고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생식기능이 허약해서 허리·무릎이 저리고 아프고 유정·대하 등의 증상에 유효하다. 안과질환으로 인한 시력감퇴 등에 효과가 있고 노인의 백내장 초기증상에 음용하기도 한다.

◆충남 무형문화재, 구기자주

구기자주는 날것으로 담그는 방법과 말린 생약재로 담그는 방법이 있는데 날것으로 담글 때는 잘 씻은 구기자 500g에 소주 2ℓ의 비율로 2개월 정도 밀봉해 두면 적갈색의 술이 된다. 한방 생약 구기자를 사용할 때는 구기자 200g에 소주 2ℓ의 비율로 담그는데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익는다.

익은 술을 다른 그릇에 옮기고 다시 소주를 넣어 먼저 것과 같은 농도의 술이 되게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3번까지 할 수 있다. 구기자술은 양질의 쌀, 청양 구기자, 칠갑산 맑은 물을 주원료로 하여 우리 전래의 비법으로 빚은 순곡주로 미각과 풍미가 좋고 숙취가 적다.

특히 둔송구기자는 청양지역에서 150여 년 전부터 6대째 하동정씨 종가집에서 술담그는 비법을 전수받아 명인 지정을 받은 술이다. 2000년 9월 충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품격 특산주다.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칠갑산 구기자한과는 청양에서 직접 재배한 구기자와 찹쌀을 주원료로 칠갑산 자락의 맑은 물과 천연재료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순수한 자연식품이다. 구기자가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집집마다 만들어 먹기 시작하던 구기자한과가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전통성을 그대로 재현한 속이 꽉찬 한과를 구기자 한과 기능보유자들이 만든 정성스러운 제품이다.

찹쌀에 알구기자 가루를 섞은 다음 가루를 내어 솥에 넣고 찌고 반죽을 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말리고 이것을 기름에 넣고 튀기면 통통한 한과 고유의 크기로 부풀어 오른다. 여기에 물엿을 입히고 튀김가루를 묻혀주면 구기자한과가 된다.

◆전국최우수특구로 선정, 대통령상

지난 2006년 지정 이후 14년 동안 농산물 특화 노력을 기울여 온 ‘청양고추·구기자특구’는 마침내 전국 최우수특구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12월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서울 삼청동 K-MAS마켓 행사장에서 열린 우수 지역특구 시상식에 참석, 대통령상과 포상금 2억원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우수특구 선정을 위해 전국 195개 지역특화발전특구를 대상으로 2월부터 9월까지 3단계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국 최우수 반열에 오른 청양고추·구기자특구는 친환경재배 확대, 가공산업 육성, 유통기반 조성, 관광산업 진흥 등 고추·구기자 관련 1~3차 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농가소득 증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청양군은 청양고추·구기자축제 차별화를 도모해 연간 20만명 이상이 만족감을 느끼는 명품축제로 발돋움시켰다. 특화가공센터를 통한 구기자 가공제품 개발과 생산, 전략적 마케팅 지원, 체계적인 창업기업 육성정책도 평가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대통령상 수상을 계기로 생산·유통·가공 혁신과 융복합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청양고추·청양구기자가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수확한 청양 구기자. (제공: 청양군청) ⓒ천지일보 2021.1.21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대한민국 대표 건강식품 청양구기자가 코로나19 시대 국민 건강과 면역력을 책임질 에너지원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일컬어지면서 한약재는 물론 건강식품 시장의 주역이 된 지 오래다.

청양구기자는 칼슘, 단백질, 철분, 비타민A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혈압 강화와 당뇨병 예방을 돕는 약리작용을 확인했다.

2013년 동물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기능성식품저널’에 게재하고 2018년 인체적용시험을 마친 전북대학교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에 따르면, 청양구기자는 다량 함유한 베타인 성분 때문에 간기능 지표, 지방간 수치, 지질대사지표, 항산화지표, 염증지표 등 간기능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현재 청양구기자는 코로나19 파도를 헤치고 홍콩에 진출, 수출 물량이 매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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