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노동당 대회 폐막.(평양=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3일 8차 당대회를 마무리하며 군사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날 김정은 총비서가 결론에서
제8차 노동당 대회 폐막.(평양=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3일 8차 당대회를 마무리하며 군사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조선중앙통신은 13일 전날 김정은 총비서가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지난 5일 개회한 당대회는 12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2021.1.13

북한 제8차 당 대회 8일만 폐막

결론서 ‘핵·경제 병진 노선’ 되풀이 관측

전문가 “내세울 건 국방력뿐… 내부 결속용”

“경제도 새 내용 없어… 보여줄 것 없음을 자인”

“北, 중국과의 관계에 관심… 서로가 필요한 상황”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새로운 지도부 동행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제8차 당 대회를 마무리하며 군사력 강화와 경제문제 해결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북한이 당 대회 결론에서 내놓은 것으로, 새로운 대내외 정책 방향과 노선은 제시하지 못한 채 기존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되풀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할 것”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는 상정된 의정들에 대한 토의를 성과적으로 마치고 1월 12일 폐막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부터 8일간 개최된 것으로, 역대 당 대회 중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 대회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면서 “인민군대를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남측이나 미국을 겨냥한 직접적 메시지는 결론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결론은 핵·경제 병진노선의 재판이다. 2012년에 병진노선을 선포했는데, 연속선상에 있는 것”이라면서 “2017년 핵 무력 완성 선언 이후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내세울만한 건 국방력뿐이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 유일하게 목표로 제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진단했다.

문 센터장은 “제재에다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 속에서 김 총비서의 관심은 자신의 권력에 누수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며 “군사력 강화를 언급한 것은 외부 위협 요소와의 긴장을 조성해 내부를 통제·결속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태도는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인데, 비핵화와는 반대 방향”이라며 “바이든 신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노골적인 발언을 하진 않았지만 핵 무력을 강화한다는 것 자체가 강한 대남·대미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처한 현 실태 속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당 대회 결론에 북한의 방향성을 함축적으로 담아놨다는 설명이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은 “북한이 현 위치에서의 최선의 내용을 내놓은 것 같다. 미국이나 중국, 남측의 속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정교하게 할 말을 했다. 미국에게는 중국과 더욱 밀착하겠다는 제스처를 날렸고, 남측 정부는 어차피 매달릴 테니, 거론조차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제8차 노동당 대회 폐막.(평양=조선중앙통신) 지난 12일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가 폐막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1.13
제8차 노동당 대회 폐막.(평양=조선중앙통신) 지난 12일 조선노동당 8차 당대회가 폐막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2021.1.13

◆경제문제 해결 필요성도 역설

이와 함께 김 총비서는 경제문제의 시급한 해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백성을 하늘같이 여긴다는 ‘이민위천’ 정신을 내세웠다.

그는 “단결과 자력갱생에는 우리 혁명의 생명선과 전진 동력에 관한 사상·이론적 관점과 정책적 요구가 함축돼 있다”면서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 바로 여기에 우리 당의 향도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 비결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상 북한이 목표하는 경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대두된다.

문성묵 센터장은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매우 불투명하다. 제제나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열악한 기반 시설로 수해 등이 반복할 가능성은 크다”면서 “김 총비서가 5년 내에 인민을 편안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지난 2012년에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10년 다돼가도 지키지 못했는데 가능하겠느냐. 내부 불만이 쌓이고 일탈이 생기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경제 실패라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번 당 대회에서 부문별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지만, 자력갱생 밖에 사실상 없었다”면서 “새롭거나 획기적인 것을 제시하지 못했는데, 달리 보여줄 것이 없는 상황임을 자인한 셈이 됐다”고 꼬집었다. 결국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북한 경제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진단인데, 게다가 외부 문물 등의 차단에 주력하는 등 자꾸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이라 우려마저 제기된다.

이에 덧붙여 우수근 부총장은 “북한이 겉으로는 자력갱생을 주장하지만 중국과의 관계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국제관계의 역학상 미국에 대한 북중 공동전선이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면서 “양측이 이해관계가 맞물리는 가운데 북한은 적절하게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안보의 지원을 받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총비서는 새 당 지도부와 금수산태양궁전도 찾았다. 최측근인 조용원 당 비서는 참배 관련 보도에서 최룡해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고, 북한이 공개한 영상으로도 김 총비서의 오른쪽에 서 있다. 조용원이 서열 3위임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이 보낸 축전에 답전을 보내며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노동당 제8차 대회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고 6일 방송했다. 2021.01.06.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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