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대기업 빌딩이 즐비한 모습. ⓒ천지일보 2020.6.17

64개 대기업집단 분석 결과

일반 직원보다 18.2년 빨라

사장까지 평균 14.1년 걸려

부모세대보다 더 빨리 승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가 입사 후 평균 4.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평균 29세에 입사해 14.1년 만에 사장 직함을 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집단에서 3·4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한 가운데 ‘젊은 오너’는 4.5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부모세대(5.1년)보다 0.6년 더 빨랐다.

1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중 오너일가 부모 및 자녀세대가 함께 경영에 참여하는 43개 그룹의 임원 승진 기간을 조사한 결과, 오너일가는 입사 평균 4.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너일가의 입사 나이는 평균 29세, 임원 승진 나이는 33.8세다. 20대에 입사해 5년이 채 안 돼 임원으로 승진하며 30대 중반을 맞이한 것이다. 이들은 평균 42.7세에 사장단에 합류했으며 입사 후 사장단 승진까지는 평균 14.1년이 걸렸다.

일반 직원의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 평균 나이는 52세, 사장단의 평균 나이는 58.8세다. 이를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은 일반 직원보다 18.2년, 사장단 승진은 16.1년이 더 빠르다.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 기간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에서 더 단축됐다. 대기업 1·2세에 해당하는 부모세대는 평균 29.5세에 입사해 34.6세에 임원을 달아 5.1년이 걸린 반면 3·4세로 분류되는 자녀세대는 28.6세에 입사해 4.5년 만인 33.1세에 임원 승진했다.

사장단 승진까지 걸린 기간 역시 3·4세 오너일가는 입사 후 13.6년으로, 부모세대(14.4년)보다 0.8년 줄었다. 일반 직원의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 나이는 평균 52세, 사장단 평균 나이는 58.8세다. 오너일가인 경우 일반 직원보다 임원 승진과 사장단 승진이 각각 18.2년, 16.1년이 앞선 셈이다.

이러한 경향은 그룹 규모가 작을수록 두드러졌다. 조사대상 중 30대 그룹에 포함된 21개 그룹 오너일가는 임원 승진까지 5.5년이 걸렸지만 30대 그룹 밖 22개 그룹은 불과 3.4년으로 2.1년이 빨랐다. 사장단까지의 승진 속도도 하위 그룹이 12.5년으로 30대 그룹(14.8년)보다 2.3년 앞섰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단 오너일가는 총 34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17명)은 자사 또는 타사 경력 없이 바로 임원으로 입사했다. 경력 없이 임원으로 입사한 17명 중 부모세대는 11명, 자녀세대는 6명으로 나타났다.

부모 세대 중에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5세에 임원으로 회사에 들어갔다.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전 롯데호텔 고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정몽진 KCC 회장 등도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달았다.

자녀세대 중에선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 사장이 24세에 조선호텔 상무보로 입사했고,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29세에 기아자동차 이사로 회사에 들어갔다. 영풍그룹의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도 각각 30세, 35세에 임원으로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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