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AP/뉴시스] 2019년 12월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전략포럼에 참석한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 2021.01.04.
[두바이=AP/뉴시스] 2019년 12월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랍전략포럼에 참석한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 2021.01.04.

기고글서 대선 뒤집기에 군 동원 시도 경고
"의문 제기할 시기 지나…결과 훼손 말아야"

전 미국 국방장관 10명이 공동 기고글을 통해 대선 결과를 바꾸는 데 군부가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전 국방장관들이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를 뒤집기 위해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의견이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된 공동 기고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마크 에스퍼·제임스 매티스 장관이 참여했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하고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 및 9·11 테러 후 '테러와의 전쟁'을 이끈 도널드 럼즈펠드도 이름을 올렸다.

이외 애슈턴 카터, 윌리엄 코언, 로버트 게이츠, 척 헤이글, 리언 패네타,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이 공동 기고자로 등장했다.

WP는 정권을 막론하고 상원이 인준한 살아있는 전직 국방장관 10명이 모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 국방장관으로서 우리는 미군과 국방부에 대한 엄숙한 의무에 대해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우리 모두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지지하겠다고 맹세했다. 우리는 개인이나 정당에 맹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 선거와 선거에 따른 평화로운 정권 이양은 우리 민주주의의 특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기 실시됐다. 재검표와 감독도 이뤄졌다"며 "법원이 이의를 다뤘고 주지사들은 결과를 인증했다"고 썼다.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5월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악관 브리핑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오른쪽)의 발언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듣고 있다. 2021.01.04.또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5월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백악관 브리핑에서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오른쪽)의 발언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듣고 있다. 2021.01.04

.또 "선거인단이 투표했다.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시기는 지났고, 헌법에 규정된 대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식 개표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짚었다. 오는 6일 미국 상하원은 합동회의를 열어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한다.

이들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밝혔듯이 '미국 선거 결과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군부는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다'"며 "선거 분쟁을 해결하는 데 미군이 개입하려는 시도는 위험하고 불법적이며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다.

인용된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이 지난달 18일 보수매체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계엄령을 운운하자 나왔던 것이다.

이들은 "그러한 조치를 지시하거나 수행하는 민간 및 군 관계자들은 우리 공화국에 그들의 행동이 가져올 심각한 영향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여기에는 형사 처벌 가능성이 포함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우리 모두 경험한 정권 이양은 성공적인 정권 교체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과 그의 부하들은 선거 결과를 훼손하는 어떠한 정치적 행동이나 새로운 팀의 성공을 방해하는 정치적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에스퍼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해 6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에 연방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눈 밖에 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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