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경축 행사가 열려 무용수들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2021.01.01.
[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경축 행사가 열려 무용수들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2021.01.01.

마스크 착용한 채 공연 관람

수많은 인파로 거리두기 실종

실내선 거리두기 원칙 지켜져

새해 불꽃놀이 행사로 ‘환호성’

전문가 “행사 등 불가피, 과시용”

“北코로나19 행보… 선택적 방역”

“방역보다는 정치행사 우위에 있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새해를 맞아 신년 경축공연을 개최했다.

매년 이어온 연말연시 행사를 치르는 것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과는 다른 모습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신문, ‘새해맞이’ 행사 과정 보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전날 밤부터 새벽에 걸쳐 진행된 새해맞이 행사와 공연 등과 관련 풍경을 전하며 신년 분위기를 띄웠다.

신문은 5면에 “송년의 12월 31일 밤 수도 평양에서는 신년 경축공연이 성황리에 진행되었다”면서 “명절 일색으로 단장되고 특색 있는 조명과 화려한 무대장치로 황홀경을 이룬 김일성광장은 공연을 보기 위해 모여온 수도 시민들로 흥성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광장에 빽빽하게 모인 주민들은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공연 무대를 관람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연출되는 장면을 담아내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 탓에 ‘거리두기’는 실종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간혹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채 공연을 관람하는 주민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신문은 “설맞이 공연 ‘세상에 부럼없어라’가 12월 31일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진행되었다”며 “학생소년들을 위한 공연도 함께 실시됐다”고 전했다.

야외공연과 달리 실내에선 거리두기 원칙이 지켜졌다. 학생소년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찾은 관람객들은 객석을 한 칸씩 띄운 채 앉아서 공연을 관람했다.

신문은 또 4면에 자정께 행해진 국기 게양식 사진을 게재했는데, “온 나라에 뜻 깊은 신년 경축의 환희와 애국열이 용암마냥 끓어 솟는 속에 1월 1일 김일성 광장에서 국기 게양식이 엄숙히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각 0시, 제야의 종소리가 새해를 알리고 수도의 모범적인 근로자들이 장중한 애국가에 맞추어 공화국기를 게양하였다”며 “새해를 맞이하는 경축의 축포, 황홀한 불보라가 터져 올랐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국기 게양식이 열려 참석한 북한 주민들이 국기 게양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1.01.01.
[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국기 게양식이 열려 참석한 북한 주민들이 국기 게양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1.01.01.

◆예년 수준 행사 치른 듯

북한은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새해맞이 공연과 불꽃놀이 등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경축공연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북한 매체들의 보도로 미뤄볼 때 예년 수준의 공연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상황이 어려운데다 코로나19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행사 등들 자제하거나 규모가 축소될 줄 알았는데 예전 수준으로 치러진 것 같다”면서 “평양시에 대한 방역 통제를 완벽하게 했다는 건지, 정치행사가 우선이었던 건지 종잡을 순 없지만 신년 정치 이벤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과 관련해 안 소장은 “북한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 차원이고, 외부적으로는 코로나 방역 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 등 과시용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게다가 80일 전투가 종료돼 성과물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는지는 불투명하다. 새해맞이 정치행사를 통해 주민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후 있을 당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등의 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앞서 지난해 10월에 열린 당 창건일 행사를 밀어붙인 것을 보면 이번 신년맞이 경축행사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북한이 그간 방역을 강조해 왔지만, 그들의 행보는 다분히 선택적”이라면서 “그들에게는 코로나19 방역보다 중요한 것이 정치행사다. 북한 체제 결속과 그 위용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하는 게 더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경축 행사가 열려 북한 주민들이 축하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있다. 2021.01.01.
[평양=AP/뉴시스] 1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신년 경축 행사가 열려 북한 주민들이 축하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있다.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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