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불꽃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호주 시드니 불꽃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려한 봄을 맞이하는 ‘홀리’

불꽃놀이, 액운 귀신 쫓아내

가족·이웃과 함께하는 유럽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모두가 들뜨면서 희망에 찬 하루 바로 1월 1일이다. 아쉬웠던 지난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이들의 마음에는 누구나 희망이 움튼다. 특히 지난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가 고생했기에 2021년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올지 모른다. 다만 아쉽게도 신년이면 항상 행사처럼 치렀던 제야의 종소리를 듣지 못하고, 힘차게 떠오르는 일출 또한 보기 어렵게 됐지만 다른 세계 각국에서는 새해맞이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밝은 다음 해의 신년을 기약하면서.

◆ 오색찬란한 인도의 ‘홀리’

세계에서 인구가 2번째 많으며 다양한 신이 존재하는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달력인 힌두력의 마지막 달인 12월 팔구나가 끝나가는 때에 ‘홀리(Holi)’를 즐긴다. 양력으로는 2~3월경에 진행되는 홀리는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됐음을 축하하는 축제로, 지역이나 힌두교 종파에 따라 수일에서 길게는 2주일까지 축제를 즐긴다. 인도인들은 홀리를 통해 추웠던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을 기쁘게 맞이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홀리는 서기전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진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축제로 락샤 반단, 두르가 푸자 등과 더불어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힌두교 축제 중 하나다. 종교를 넘어 전 국민이 즐기면서 인도의 축제 중 가장 화려하다. 홀리 전날에는 ‘홀리카’ 태우기로 전야제를 즐기는데 홀리카는 신화 속 마녀의 이름으로 홀리 축제 명칭에 기원이 됐다고 전해진다.

신화에 따르면 힌두교의 영웅신 크리슈나와 그의 연인 라다가 얼굴과 몸에 색깔을 칠하고 놀았는데 이것이 유래돼 축제 때 색 가루나 물감이 사용됐다고 한다. 홀리 당일이 되면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다양한 색의 물감이나 가루를 서로의 얼굴이나 몸에 바르는데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색채의 축제(festival of colours)’로 알려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춤추고 노래하면서 물감이 든 풍선을 던지고 물총을 쏘아대며 즐기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도 이 축제를 보기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인도 홀리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인도 홀리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화려한 새해맞이, 불꽃 축제

1월 1일이 되면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불꽃 축제가 벌어진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 중국에서는 신정인 원단과 구정인 춘절을 지키는데 원단보다 춘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국은 원단이나 춘절이 되면 불꽃놀이를 즐기는데 특히 춘절에는 행사를 더 성대하게 진행한다. 연휴 내내 진행되기도 하는 불꽃놀이는 액운을 가져오는 귀신을 쫓고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유럽의 대표적인 새해 카운트다운 명소다. 파리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에서 펼쳐지는 카운트다운 축제는 12월 31일 밤 11시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자정이 될 때 새해 불꽃 축제가 시작된다. 특히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되는 미디어 파사드 쇼가 펼쳐져 보는 이들을 더욱 설레게 한다. 다만 파리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에펠탑은 이때 열지 않기 때문에 참고하는 것이 좋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새해를 빨리 맞이하는 호주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중심으로 불꽃 축제가 열린다. 12월 31일 저녁 9시와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자정에 각각 진행되는 불꽃 축제는 엄청난 양의 폭죽과 특수효과를 사용해 화려한 새해를 알린다.

스위스 질베스터클라우젠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위스 질베스터클라우젠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다양한 풍습의 유럽 국가들

하얀 눈이 덮인 나라 스위스 산간마을에서는 조금 독특한 새해 풍습이 있다. 스위스 북동부에 위치한 아펜첼에서는 ‘질베스터 클라우젠’ 축제를 즐긴다. 이 축제는 세 가지 모습의 성인 니콜라스(산타클로스의 모태)를 의미하는 클라우제 가면을 쓴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미녀, 못난이, 추한이로 나뉘는 이 클라우제는 다양한 재료로 분장을 한다. 분장을 한 이들은 마을을 배회하는데 이러한 모습은 약 2세기 전 우어내쉬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킹의 나라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딘버러에서는 ‘호그마니 축제’가 진행된다. 스코티쉬 언어로 마지막날을 뜻하는 ‘호그마니’에서 이름을 딴 이 축제는 새해를 맞이해 바이킹 차림의 한 남성들이 횃불을 들고 행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해 12월 29일에 시작해 1월 2일까지 진행되는 이 축제는 스코틀랜드 전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한 공연들도 함께한다.

우리에게 유산균으로 익숙한 덴마크는 조금 소란스럽게 새해를 맞이한다. 덴마크에서는 새해에 가족, 친구, 이웃 등과 함께 접시를 깨는데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나쁜 일이나 기억을 없애기 위한 행위다. 깨진 조각이 많을수록 새로 맞이하는 해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믿는다.

스코틀랜드 호그마니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코틀랜드 호그마니 축제(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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