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중국전문 대기자

얼마 전 CJ홈쇼핑 중국합작 회사에서 800억 원이 넘는 주문을 단 하루 만에 받아 관련업계의 대대적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300억 원 넘게 판 적이 한 번도 없다는데, 중국은 한 지역 홈쇼핑업체에서 그 정도 팔렸으니 중국 소비 시장의 무한정성을 예측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국제 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지수(PPP) 분류에 의거 중국의 실질적 경제규모는 2016년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가 된다고 한다. 5년 후의 경제규모 세계 1위를 논의하기가 무섭게 현재 규모에서 세계 1위를 뛰어넘는 각종 지수는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실질적 구매력의 증가는 일상생활에서 변화를 동반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자 수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활의 여유에서 온 여행객 증가는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려 지난해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중국 여행국 통계를 보면 해외로 나간 중국인 여행자 숫자는 재작년과 비교해 20.4% 증가한 5739만 명으로 집계됐다.

생활경제력의 증가로 해외여행을 통해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들을 곳곳에서 보여주려고 하기에 중국인 여행자를 유치하려면 역으로 그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망’에 주목하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한 여행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조사에 의하면 중국인 여행객들의 여행 스케줄 중 어느 부문에 비중을 많이 두는지 보니 여행시간의 42%를 쇼핑에 쓴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쇼핑 리스트를 만드는 시간을 빼고도 그렇다. 그중에 지출 비용 중 쇼핑에 쓰는 돈은 여행경비의 68%나 된다.

여행객 숫자는 그 어느 나라도 점차 중국을 앞질러 나가기 어렵겠지만 여행객의 소비 규모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여행객들의 씀씀이를 눈여겨봐야 한다. 그들은 이제 글로벌 유통, 소비재 기업의 주요 고객이다. 세계 유명 백화점이나 명품 매장에서 중국인을 만나거나 이들에게 중국어로 설명하는 판매직원을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한국도 유명백화점 큰 고객들은 일본인이 아니고 중국인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중국인들은 돈을 더 쓰고 싶어도 만족할 만한 상품과 먹거리가 부족하다고 푸념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기업이 중국인 여행객에게 관심을 쏟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중국인 여행자들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충족시키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인 여행객이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거기에 그들이 원하는 딱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어 불만이다.

중국 친구들과 접촉이 많은 입장에서 그들의 한국여행에서 느꼈던 지적을 들어보면 음식에서 불만이 적지 않다. 삼계탕 정도는 괜찮다고 한다. 그런대로 먹기에 충분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입을 통해 삼계탕 외에는 그렇게 좋다는 한국 음식을 많이 들어보지 못했다. 중국인의 음식기호 연구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내고 있고 자기들 음식문화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국인들로서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반면에 아주 간단하게 먹을 때는 또한 중국인들은 초미니 음식을 초스피드로 먹는다. 숟갈 하나와 그릇 하나만 놓고 아주 맛있게 체면도 생각하지 않고 먹는다. 모든 것이 양면성이 있는데 중국인들과 같이 양면성이 농후한 국가의 국민들은 없는 것 같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음식의 예를 하나 들었지만 중국인이 여행자가 돼서 해외로 나갈 경우에는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상정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마찬가지지만 중국여행자들은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모은 사람들도 있지만 졸부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기에 특별히 대우받기를 원하고, 특별한 사람이 여행하면서 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 이것을 철저히 인식하고 그들을 대해야한다. 부유층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급을 원한다. 고급화되고 부가 가치가 충분한 상품개발에 진력해야한다.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해야 한다. 프리미엄 상품에서 과감한 모습들을 중국여행자들은 보인다. 물론 한 예를 통해 얘기했지만 결국 맞춤형 여행자 전략을 짜야 한다.

매년 18% 이상 증가하고 있고 2500만 명 이상 해외여행을 생각하며 미국인보다 세계여행자가 2020년에는 많아질 걸로 예상되는 중국인을 가까운 우리나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부유층 중국인 여행자를 겨냥한 여행상품, 쇼핑서비스를 업계에서 세밀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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