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미니 인터뷰] 이장희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북중 공동 나선특구, 남북관계 ‘양날의 칼’
남북통일, 정치-비정치 투트랙 전략 써야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과 북한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달 말 북한 나선특별시에서 열리는 원정~나선 도로 공사 착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북중 양측은 중국이 주도하는 ‘북-중 공동의 나선경제특구개발’ 선언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북중 경협시대를 맞아, 5.24조치 이후 단절된 남북 경협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남북 경협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장희 교수를 만나 북중 경협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중국 주도의 북-중 공동 나선특구 선언에 대한 배경은

중국과 북한의 전략적 의도가 적절한 타이밍에 잘 맞아 떨어졌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유역) 개발계획을 성공을 위해,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과 경제 회복을 통한 김정은 업적 쌓기라는 목적이 맞물린 것이다.

특히 창지투를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육성하려는 중국에게 나선특구는 절대적이다. 나선 지역을 통하지 않고 육로를 이용해 상해까지 물류이동을 하면 15~30일 정도 걸리지만 나진항을 통해 해상운송을 하면 3일이면 간다. 그만큼 거리와 비용이 단축되는 셈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김정은 체제 확립을 위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회생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북한은 실험지역으로 나선특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엔대북제재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교류하고 있는 북한이 사회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성공한 중국을 경제개발의 롤모델로 삼으려는 의도도 있다.

Q. 북중 경협이 남북 경협에 미치는 영향은

본격적인 북중 경협시대를 맞아 정부는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을 고려하는 등 정부․민간합동의 마스터 플랜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북중 경협이 남북 경협에 미치는 영향에는 장단점이 있다. 우선 북한개방 측면에선 장점이다. 중국이 먼저 들어가서 길을 닦아 놓는 격이다. 이번 나선특구 개발계획도 중국의 주도하에 인프라 구축, 전력 공급, 도로 건설 등이 이뤄졌다.

북한개방의 과도기라 생각하면 된다. 또한 중국의 창지투 개발계획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인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 개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동북3성에 조선족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개발이 활발해지면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체제가 너무 굳어지면 안 된다. 경제교류가 정치적 지배로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 문제에 개입할 경우에는 통일전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Q. 국내 기업이 나선특구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5.24조치 이후 개성을 제외한 모든 남북관계가 단절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진출한 800여 개의 기업이 줄도산 당했다. 피해액이 엄청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민간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중국에 법인을 설립해 중국기업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 기업을 앞세워 북한과의 경제교류를 지원해야 한다.

Q. 남북통일을 위한 정부 대처 방안은

정치와 비정치라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써야 한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군사․안보 문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통일원칙에 어긋나면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하지만 비정치적인 면에서 인도적 지원․경제교류 등에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핵문제는 제3자에게 맡겨야 한다. 북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데 남북협력 교류를 전부 핵문제에 연결시키면 관계가 경직될 수밖에 없다. 항상 대화 채널을 열고 당근과 채찍,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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