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와전의 신비㊲] 비상을 준비하는 주작문 와당
[고구려 와전의 신비㊲] 비상을 준비하는 주작문 와당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준 와당연구가

고구려 와당 가운데는 유독 ‘붉은 새’라고 불리는 주작문(朱雀紋)이 많다. 주작은 주오(朱烏), 적오(赤烏)라고도 불리는데 붉은 새를 총칭하며 그 모습은 봉황과 유사하다.

벽화를 비롯해 여러 금속제 유물에도 고구려인들은 이 문양을 즐겨 사용했다. 주작은 땅을 밟고 서 있으며 금방이라도 비상을 준비하는 자세다. 역동적인 고구려인의 기상을 닮고 있다. 일부 주작문 와당 가운데는 하늘을 나는 것도 있으며, 자방을 태양으로 삼아 배에 품은 것도 있다.

왜 이들은 주작을 이처럼 사랑했을까. 주작은 오방신의 하나로 남쪽을 가리킨다. 청룡(靑龍, 東), 백호(白虎, 西), 주작(朱雀, 南), 현무(玄武, 北)가 오방을 지키는 신이다. 하늘에 산다는 동물들을 다섯 방향에 비정하고 다섯 가지 색으로 채색하기도 한다.

네 개의 방위신은 도교의 바탕을 이루는 신선사상(神仙思想)과도 관련이 깊다고 한다. 신선사상은 기원전 3세기 무렵에 일어났으며, 특히 진시황제와 한 무제 때에 크게 부흥했다고 한다.

주작문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0.12.21
주작문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20.12.21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주작도는 통구 사신총, 진파리 1호분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학자들은 후기 사신도의 경우 중국 남북조시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고구려인들은 단지 대륙의 사신도를 모방에 그친 것이 아니라 더 역동적인 사신도를 완성한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와당은 왕도 지안 국내성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완형에 가깝다. 내구에 2조의 양각선을 배치하고 그 안에 힘차게 날개를 펴고 있는 주작문을 가득하게 도안했다.

머리 위에는 긴 깃털이 있으며 목은 가늘게 굽어져 있다. 입 모양은 미소를 지었는데 해학적이다. 몸통에는 가로로 4개의 굽은 음각선이 있다. 굳건하게 땅을 밟고 있는 발가락은 3개로 크게 표현됐다.

이 와당의 주연은 무늬가 없는 소문대다. 모래가 적은 경질로서 색깔은 적색이다. 경 18.5㎝, 두께 3.5㎝.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