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본부 서석구 대표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학살은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다. 김대중 정부가 이 사실을 덮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석구 대표가 말하는 주장의 핵심은 북한특수군 출신으로 구성된 자유북한군인연합이 광주사태 때 북한특수군이 대거 침투해 지역감정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악성 유언비어 루머를 퍼뜨리고 간첩이 첩보로 조사해둔 무기고 위치를 찾아 무기고를 급습 탈취해 북한지령에 따라 광주시민을 무차별 사살하고는, 마치 국군이 사살한 것처럼 날조해 김대중 친북정권을 수립하기로 한 대남공작이 5.18의 실체라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간행물과 5.18영화가 5.18이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과 5.18 원흉 미국을 타도하자고 반미자주반정부반국군투쟁을 벌린 광주의 영웅적인 투쟁으로 미화했고, 한국의 5.18단체들의 5.18행사가 5.18사태보다 더 심각한 북한의 열악한 인권에는 침묵하면서 북한의 5.18행사처럼 반미반국군반정부투쟁화된 것만 보더라도 유네스코에 5.18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북한의 대남공작으로 전복시킬 위험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 대표는 반대청원을 한 것은 광주시민을 폭도로 매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대남공작에 의해 희생된 광주시민의 소중한 명예, 누명을 쓴 한국군, 한국정부, 미국의 명예를 다같이 보호해 다시는 북한의 대남공작으로부터 한국이 위협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가 말한 “광주학살이 북한특수군 소행”이라는 주장은 북한 특수부대출신 탈북자들로 구성된 자유북한군인연합이라는 탈북자 단체 36명의 탈북자 증언이 뒷받침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북한의 광주특수부대가 광주사태 때 약 600명이 침투해 “경상도 군인이 전라도로 왔다”는 악성루머를 퍼뜨려 남남갈등을 조장시키고, 사망자 수를 터무니없이 과장하는 루머를 퍼뜨렸으며, 북한의 지령대로 광주시민들을 무차별 사살했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광주사태 전투사망자 영웅묘지가 천마산 마루 등 여러 군데 있으며 실제로 광주사태 영웅으로 어버이 수령 훈장을 받은 사람이 62명이나 된다고 했다. 서 대표는 이어 “광주사태 당시 4시간 만에 무기고 38개가 털렸는데 간첩이 미리 조사한 첩보를 가진 특수부대가 아닌 순진한 광주시민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가 북한 특수부대 출신들이 단체를 만들 만큼 대거 귀순했는데 왜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서 대표는 “김대중 정권 시절 조사 과정에서 5.18은 북한 특수부대가 저지른 것이라고 말하자 국정원, 보안대, 경찰, 검찰이 너희들 어떻게 그따위 소리를 하느냐, 쥐도 새도 없이 죽는 수가 있다. 입 밖에 끄집어내면 모든 책임을 져야 된다면서 보안각서를 쓰게 한 것이며 그게 한두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혹세무민(惑世誣民)인가, 진실(眞實)인가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다. 우리가 알고 있는 5.18과 사뭇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를 접하는 대다수 국민들도 필자와 같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당시 군의 과잉진압 부분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음은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접하며 우리는 5.18광주학살의 뒷면에 북한 특수부대의 존재를 마냥 부정만 할 수도 없다. 여태까지 우리가 겪어온 북한의 정신 나간 폭력적 행위와 민간인을 타격한 연평도 포격사건을 안다면 말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국회나 정부차원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말이다.

지금 국내에는 당시 특수군 출신 탈북자들이나 국정원 등 조사 담당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서 대표의 주장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못할 이유도 없고 오히려 이를 하지 않는다면 혹세무민(惑世誣民)을 더욱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5.18 광주 희생자들을 위해서라도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 그게 진짜 희생자들을 위한 길이다. 하지만 서 대표 역시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면 책임질 것은 책임져야 한다. 혹세무민(惑世誣民)인가, 진실(眞實)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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