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장착 장신구 묶음 세트 (출처: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주인공 장착 장신구 묶음 세트 (출처: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비단벌레 금동 장식도 나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바둑을 즐겼던 신라 귀족 여성이었을까. 경주 쪽샘지구 44호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에서 신라고분에서 바둑돌 200여점과 신라 여성의 호화로운 장신구가 발견됐다.

7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에 따르면,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무덤 주인공이 착장한 금동관(1점), 금드리개(1쌍), 금귀걸이(1쌍), 가슴걸이(1식), 금·은 팔찌(12점), 금·은 반지(10점), 은허리띠 장식(1점) 등 장신구 조합이 지난달 한꺼번에 발견됐다. 비단벌레 딱지날개로 제작된 금동 장식 수십 점, 돌절구‧공이, 바둑돌(200여 점), 운모(50여 점) 등도 나왔다.

금동관 노출(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금동관 노출(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의 주인공이 착장한 장신구들의 조합은 전형적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나오는 장신구 양식들이다. 특히 가슴걸이는 남색 유리구슬과 달개가 달린 금구슬, 은구슬을 4줄로 엮어 곱은옥을 매달았는데 이러한 형태는 황남대총이나 천마총 같은 최상위 계층 무덤에서만 확인됐던 디자인이다.

이렇듯 장신구의 구성(조합상)과 재질 등을 고려했을 때, 44호의 주인공은 신라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축조기의 최상층(왕족)으로 추정되며, 장식대도가 아닌 은장식 도자(刀子:작은 손 칼)를 지닌 것으로 보아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 출토유물을 기준으로 한 피장자의 신장(身長)은 약 150㎝ 전후로 추정되는데 금동관, 귀걸이, 팔찌, 허리띠 장식 등 장신구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은 점도 피장자가 여성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장신구 크기가 작은 점은 기존 조사 사례 중 금령총과 유사하다.

금드리개, 금귀거이, 가슴걸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금드리개, 금귀거이, 가슴걸이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2.7

이번에 또다른 주목할만한 유물은 비단벌레 장식이다. 주인공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궤(副葬櫃, 부장품 상자) 상부에서 수십 점이 확인되었다. 비단벌레의 딱지날개 2매를 겹쳐 물방울 모양으로 만들고, 앞뒤판 둘레를 금동판으로 고정하여 만든 장식이다. 크기는 가로‧세로 1.6×3.0㎝에 두께는 2㎜정도 소형이며, 신라 고분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바가 없는 형태와 크기의 장식이다.

비단벌레 장식은 기존 신라 고분에서도 황남대총 남분, 금관총, 계림로 14호 등 최상급 무덤에서만 출토된 바 있어 이번 44호 피장자의 위계를 상징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는 유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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