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강북 14개구 상승률 12.79%

전세대란에 중저가 단지 몰려

노원구 19.02%로 최고 상승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서울 한강 이북 아파트값의 평균 상승률이 12년 만에 한강 이남 아파트값을 추월했다.

3일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값의 평균 상승률은 12.79%로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상승률(10.56%)보다 높았다. 올해가 한 달 남았지만 역대 월간 상승률 추이 등을 고려할 때 강북 지역의 연간 상승률이 강남보다 높을 전망이다.

강북이 강남보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은 것은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2008년 당시 뉴타운 개발 광풍으로 재개발 사업지가 많은 강북 아파트값은 9.36% 상승했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치며 1.94% 하락했다.

이후 두 권역의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던 2010∼2013년을 제외하곤 강남이 계속 우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연말 대비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은 구별로 노원구(19.02%)가 가장 높았으며 종로구(6.22%), 서초구(6.30%), 용산구(6.91%)가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월까지만 해도 강남이 강북보다 높았으나 4월부터는 강북이 강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4월과 5월은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종료일(6월 30일)을 앞두고 강남 고가 아파트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6월부터는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급증한 시기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젊은 층의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며 강북 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현황 통계를 보면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수 비중은 5월 32.1%에서 6월 36.1%로 급등한 이후로도 매달 상승해 10월 43.6%에 이르렀다. 8월부터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 등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강북 아파트의 매수세가 더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강북 아파트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강남보다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 아파트 매매에 대출 규제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몸값이 더욱 치솟은 것이다. KB통계 기준 지난달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강북이 56.7%, 강남이 54.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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