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아빠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아빠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수험생 응원전 없이 수험장 입실

“확진자와 같이 밥먹을까 걱정돼 ”

“1m씩 간격 두고 발열 체크 진행”

신분증 놔두고 온 수험생 있기도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지만 준비한 만큼 침착하게 잘 봤으면 좋겠어요.”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3일 제13시험지구 제14시험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는 예년 수능과는 다르게 적막감만 맴돌았다. 교문 앞에는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과 선생님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수험장 입실이 가능한 오전 6시 30분이 되자 수험생들을 데려다주는 차량들이 교내 안으로 연이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교문 넘어 수험생의 손을 꼭 잡으며 핫팩을 건내주는 학부모를 비롯해 딸 아이의 머리를 감싸며 시험 잘 보라고 기운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수험장에 들어가는 학생과 학부모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뚜렷해 보였다. 수험장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초초해하는 학부모의 모습도 더러 보였다. 

교문 앞에서 학부모가 수험생 자녀를 꼭 안으며 “시험 잘 봐” “우리 딸 화이팅” 등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송민지(19)양은 “좀 많이 떨리고 공부한 만큼 안 나올 것 같다”며 “코로나는 막상 별로 신경 쓰이진 않는다. 학원 다니면서 예습하고 꾸준히 문제 풀면서 어려운 점은 가족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불안해 하기보다는 공부에 집중했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엄마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엄마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수능 당일임에도 불구하고 수험장의 분위기는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이른 시간에 수험장에 도착한 이수빈(가명, 19, 신도림고)양은 “수험장 들어갈 때 1m씩 간격을 두고 발열 체크해서 (고사실 들어가는 데) 오래 걸릴 것 같아 일찍 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무덤덤하게 시험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도림고에 재학 중인 심은비(19)양은 “(시험장에) 와서 마음 정리도 하고 익숙해지려고 일찍 왔다”며 “막상 시험을 보려니 떨린다”고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밥먹을 때 코로나 확진자랑 같이 먹게 될까봐 불안하다”며 “코로나 때문에 시험 준비할 때 최대한 집에서 열심히 준비했다. 최선을 다해서 시험에 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택시에서 내려 고사장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택시에서 내려 고사장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3

학부모들도 코로나19로 불안감이 가득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교문 안까지 자녀를 데려다주고 떨리는 두 손을 모으며 시험장을 바라보던 박소현(여)씨는 “우리 아이가 준비한 만큼 잘하고 왔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떨지 않고 시험장에 왔고 최선을 다해서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박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유독 신경 쓰인다고 우려하며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걱정돼서 딸에게 손 소독제나 티슈를 챙겨줬다. 시험장 안에서 마스크를 절대 벗지 말라는 주의도 계속 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험장에 들어가는 자녀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던 이상녀(여)씨는 “딸아이가 이제까지 열심히 준비해왔으니 준비한 만큼 잘 봤으면 좋겠다”며 “(시험 준비에다 코로나까지) 그동안 정말 고생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수생 자녀를 수험장에 바래다준 이지은(가명, 여)씨는 “우리 딸애가 괜찮다고 들어갔는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무슨 일이 벌어 질까봐 걱정”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책상에 가림막을 설치했는데 공간이 협소해서 시험지를 다 펼쳐볼 수 없어서 (딸 아이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근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한편 입실시간 마감을 앞두고 신분증을 놔두고 온 수험생이 있어 학부모가 학생의 신분증을 전달해 주려 경찰과 교내에 같이 들어가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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