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진표 의원이 1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운영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 김진표 신임 원내대표는 13일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수도권 원내대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을 보내준 것”이라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을 제안하고 낮은 자세로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6조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했다. 

6월 국회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미 FTA 비준안과 관련,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안이 비준되면 양국 간 교역은 더 위축될 것”이라며 재협상을 넘어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이 야권에 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정책 거리를 최소한으로 좁히겠다”며 야권연대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다음은 김 신임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당선 소감
적은 표 차이로 선출해 준 의원들에게 감사하고 표 뒤에 있는 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수도권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을 보내준 것이다. 수도권 원내대표론은 지역주의를 새로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전국 상생용이다.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수도권에서) 50석 이상을 탈환해야 충청과 호남, 영남권으로 확산시켜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저를 선택했다고 본다.

적은 표 차이에 나타난 의원들의 마음을 무겁게 읽는다. 단합된 힘으로 내년 총선의 승리를 반드시 만들겠다. 수권정당·대안정당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받아야 한다.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과 대안을 제안하고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한다. 의원들의 뜻을 받드는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다. 

=당 대표가 수도권이다. 원내대표는 호남이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수도권 원내대표는 지역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82석을 지키기 위해 황우여 원내대표를 선택했다. 82석 가운데 적어도 50석 이상은 가져와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를) 선택한 것이다.

=앞으로 원내 전략은
의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최대한 활동하도록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 상임위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현안은 원내대책회의와 고위정책회의에서 상임위 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충분한 토론을 벌이도록 하겠다. 소수·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도록 만들겠다. 

=서민과 중산층을 끌어안을 방안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부자감세를 철폐해 민생경제에 쓰겠다고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황 대표의 발언을 환영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치적인 위기가 있을 때마다 민생 행보를 계속했다.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떡볶이집에 가본 것 외에 실제로 실천한 것이 무엇인가. 실천해야 한다. 부자감세 철폐 법안을 통과시키고 4대강 예산을 줄여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을 중앙 정부에서 지원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라는 요구를 하고 싶다.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6조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자.

=여당 원내대표와의 호흡은
같은 기독교 신자이다. 제가 교육부총리 때 황 의원이 야당 교과위원장이었다. 의정활동을 통해 상대방을 잘 알고 있고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초관계가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보여준 선 굵고 큰 정치, 지고도 이기는 멋있는 정치는 여권 원내대표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본다. 황 원내대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저도 보답하겠다.

=한· 미 FTA 비준안은
미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안이 비준되면 양국 간 교역은 더 위축된다. 그래서 재협상을 해야 한다. 나아가 야당은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재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무너뜨렸으면 재재협상이 왜 안 되는가. 정부와 국회가 왜 있는가. 한나라당 의원도 재재협상 요구에 응해주길 바란다. 한미 간 잘못된 협상을 바로잡는 노력을 거친 후에 비준안을 논의해야 한다. 

=저축은행 국정조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국민이 분노하고 상심하고 있다. 원금도 못 건진다고 망연자실한 서민 앞에서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수백억씩 불법적으로 미리 찾아갔다. 특권과 반칙을 용납해선 안 된다. 국회가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가 조사하고 있지만 6월 국회를 소집하는 대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부산저축은행에 돈을 맡기고 원금을 못 찾아서 전전긍긍하는 수십만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는
정부가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뒤엎고 진주, 전주로 나눈 것을 진주로 통합해 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과의 약속을 왜 깨나. 애초 약속대로 전주와 진주로 두 회사를 나눠서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중산층과 서민의 벗이 되기 위한 정당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 논쟁은 작년 전당대회 때 우리 당의 당헌에 명기돼 있다. ‘3+1 정책’에 더해 교육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자하고 확보해야 한다. 일자리와 주거복지, 노인복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국가가 국민에 약속한 헌법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한나라당과의 서민법안 차이점은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민주당 주장을 대변인처럼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실천하면 된다. 결국 지금까지 3년 반 동안 이명박 정권은 부자와 대기업, 특권층 중심으로 운영해서 민심이 떠났다. 중산층과 서민 속으로 들어와야겠다는 것을 황우여 원내대표가 대변하는 것이다. 민생 현안의 우선순위를 찾아서 실천하면 된다.

=야권연대 계획은
한·EU FTA 처리 과정에서 좀 더 충실하게 협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야4당과 긴밀하게 협의하겠다. 정책 거리를 최소한으로 좁히겠다. 이는 국민이 야권에 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밀고 당기는 작은 차이는 논의를 통해 좁혀나갈 수 있다. 

=당의 공천 문제는
당원과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할 방안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당이 늘 공천 쇄신과 인재 영입에는 항상 앞장서 왔다. 그런 면에서는 계속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야 대치상황 발생 시에는
정치의 중심은 국회에 있어야 국민이 편안하다. 가능하면 모든 정치적 현안은 국회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장외투쟁과 몸싸움이 왜 있었나. 한나라당이 숫자만 믿고 일방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를 믿기 때문에 예산안과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못 할 것이다. 분당에서 나타난 민심을 보고도 일방처리하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다. 모든 정치현안을 원내에서 수렴하고 타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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