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9년 제조·광업 조사
‘출하액·종사자수’도 모두 감소
부가가치 1.4%↓종사자수 0.9%↓
유가와 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제조업 부가가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영향까지 감안한다면 제조업 업황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통계청의 ‘2019년 광업·제조업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이하 종사자 10인 이상 사업체) 부가가치는 559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7조 8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부가가치 연평균 증감률(4.0%)에 비해 2.6%나 줄어든, 매우 큰 폭의 추락이다.
특히 이 감소 폭은 1988년 외환위기 당시 2.1% 감소한 이후 최대치다. 이전까지 광업·제조업 부가가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7년 이래 1998년과 2013년, 그리고 작년까지 총 세 차례에 불과하다.
광업·제조업 중 광업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조업 부가가치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1545조 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제조업 종사자 수 역시 전년 대비 0.9%(2만 8000명) 줄어든 294만명으로 집계됐다.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7년(-0.1%) 이후 2년 만이다.
최근 10년간 출하액과 종사자 수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3.2%, 1.8%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사업체 수는 6만 9975개로 0.2% 증가했다. 종사자·출하액·부가가치·사업체 수 모두 10년 평균 증감률 보다 떨어졌다. 4개 분야 증감률이 10년 평균보다 낮았던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출하액은 자동차(6조 8000억원), 전기장비(4조 7000억원), 식료품(3조 9000억원), 조선(3조 1000억원) 등에서는 증가했으나 전자(-18조 7000억원), 화학(-8조 6000억원), 석유정제(-6조 7000억원), 기계·장비(-3조 8000억원) 등에서 감소했다.
부가가치는 자동차(2조 2000억원), 식료품(2조원), 전기장비(1조 4000억원), 의약품(1조 3000억원) 등에서는 증가한 반면 전자(-8조 8000억원), 화학(-2조 6000억원), 기계·장비(-1조 9000억원), 석유정제(-1조 5000억원) 등에서 감소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반도체 가격과 유가가 하락하면서 제조업 가운데 비중이 큰 전자·화학 사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D램 등 반도체 부문은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출하액(130조 5000억원)과 부가가치(87조 9000억원)이 각각 6.5%(-9조원), 4.7%(-4조 3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통계청은 “2017~2018년 출하액·부가가치가 높았던 기저효과도 있다”며 “지난해 한 차례 지표가 떨어졌다고 업황이 크게 부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조선 업종 출하액은 47조 95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 630억원 늘면서 2011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조선업 출하액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수주 증가로 선박 건조량이 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친환경차 등 고가 차량 판매가 늘어 출하액이 증가했다.
또한 사업체수는 식료품(182개), 의료·정밀(139개) 등에서 늘었으나 자동차(-210개), 의복·모피(-117개) 등에서는 줄었다. 종사자수는 조선(1만명), 의료·정밀(6000명)에서 증가했고 자동차(-1만 5000명), 전자(-1만 4000명) 등에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