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DB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DB

작년의 2~3배 안팎으로 급등

강남3구 매물 2달새 20% 넘게↑

1억 넘게 떨어진 단지도 나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정부가 작년보다 2배 급등한 종부세 고지서를 부과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보유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던 고가 아파트에 작년 대비 2배 수준의 종부세 고지서가 날아가자 세금 부담을 느낀 보유자 일부가 매도나 증여를 고민하는 모습도 관측된다.

아직은 매수-매도자 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한 양상이지만,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전고점 대비 수천만 원 값을 낮춘 매물도 나오는 상황에서 ‘종부세 효과’가 더해지며 강보합을 이어가던 매매 시장이 하락으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24일 주요 인터넷 포털의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최근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내역을 확인한 회원들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종부세가 지난해의 2배 안팎으로 크게 올라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아파트 보유자라는 A씨는 “올해 종부세가 368만원 나왔는데, 작년보다 딱 2배 더 나온 것”이라며 “종부세 폭탄이라는 말이 현실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B씨는 “작년에 30만원 냈던 종부세가 올해는 110만원으로 3.5배 올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올해 새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가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종부세 대상이 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올해 26만 2000원의 종부세가 고지됐고,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10만 1000원이 고지됐다. 고가 아파트 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시뮬레이션 결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 보유자의 경우 작년 종부세가 191만 1000원에서 올해 349만 7000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더 커진다. 이 아파트의 내년 종부세 예상액은 713만 7000원으로 올해보다 2배 넘게 오르고 2022년에는 1010만 7000원으로 1000만원이 넘는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예정이다.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84.5㎡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4㎡를 소유한 2주택자의 종부세 부과액은 올해 1857만 원에서 내년 4932만원으로 2.7배나 오른다. 종부세에 재산세 등을 더한 보유세는 올해 총 2967만원에서 내년에는 6811만원으로 큰 폭으로 뛴다.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 정보를 분석해보면 신고가 거래도 여전히 눈에 띄지만, 전고점 대비 수천만 원에서 1억원 이상 가격이 내린 거래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강남구에서는 역삼동 e편한세상 84.99㎡가 지난달 7일 24억 9000만원(13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뒤 이달 15일 24억 3000만원(8층)에 매매되며 한 달 사이 집값이 6000만원 내렸다. 해당 평형은 인터넷 부동산 포털에 물건이 2건 올라와 있으며 집주인은 각각 24억 5000만원과 26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강남권 중개업소들은 올해 연말보다는 내년 6월 조정대상지역 내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내년 상반기 다주택자들이 집을 처분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물량이 많지 않아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공인중개사 사장은 “강남 쪽은 아이들 교육 등 문제로 항상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에 물건이 어느 정도 풀린다고 해서 가격이 바로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강남 집값은 대기 수요가 떨어진 가격을 바로 받쳐주면서 지탱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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