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에밀리 머피 미국 연방총무청(GSA) 청장이 지난해 6월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리본 커팅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0.11.19.
[워싱턴=AP/뉴시스] 에밀리 머피 미국 연방총무청(GSA) 청장이 지난해 6월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리본 커팅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0.11.19.

에밀리 머피 청장, 양측 모두에서 압박…살해 위협도
당파성 보단 소신 결정…'테크노크라트' 평가도
승자 선언 한 달 늦어졌던 2000년 대선 참고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적인 정권 인수를 시작할 '열쇠'를 쥐고 있는 연방총무청(GSA)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전히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 사이에 끼어 양쪽 모두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과격 지지자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는 등 사면초가에 놓인 모양새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에밀리 머피 연방총무청장이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대선의 무게 때문에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그와 대화를 나눈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머피 청장이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한 전직 동료는 머피 청장이 "힘든 곳에 놓여 있는 것 같다"고 했다면서 여러 방면에서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머피 총장이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협조와 총무청의 당선인 승인 보류로 정권 인수를 위한 공식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수위 활동에 필요한 물적 지원은 물론 국가안보 브리핑, 행정부 정보 접근 등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안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머피 청장은 정치적 판단이 아닌 자신의 소신에 따르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해 정치적인 자리에 앉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나 충성파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머피 청장과 가까운 소식통들은 그를 의회 보좌관을 거쳐 총무청에 오래 근무한 '테크노크라트'(의사결정 관리·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전문가) 또는 정책 전문가로 묘사하고 있다. 한 동료는 당선인 승인을 유보하고 있는 지금의 결정에 반대하면서도 그를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이들도 대체로 그를 유능하고 성실하며 청렴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머피 청장은 이번 결정에서도 지난 2000년 대선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플로리다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하고 이후 연방대법원이 중단 판결을 내리면서 대선 승자 결정이 36일 늦어졌던 선거였다.

머피 청장은 당시 총무청장인 데이비드 배럼과 전화 통화를 하고 당시 상황과 판단 근거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배럼 전 청장은 지난주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번 선거는 당시 선거와는 매우 다르다"며 "그때는 모든 게 플로리다 한 곳, 단 537표에 관한 것이었고 그게 정리되면 승자가 명확해지리라는 걸 모두 알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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