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 (출처: 뉴시스)
작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 (출처: 뉴시스)

프랑스 동부 브줄의 작은 시골 마을에 사는 조나탄 다발(36)은 2017년 10월 28일 조깅하러 나간 아내 알렉시아 다발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조나탄이 21살, 알렉시아가 17살일 때 처음 만나 10년간 연을 이어오다 2015년 7월 18일 결혼, 부부로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지 채 2년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실종 신고 이틀 뒤 아내는 숲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부분적으로 불에 타 있었고, 누군가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하고 목이 졸린 흔적도 남아있었다.

남편이 장례식장에서 2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아내를 떠올리며 울부짖는 모습은 방송사 카메라에 담겨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고,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행사들을 이끌기도 했다.

사건은 석 달이 지난 2018년 1월 30일 충격적인 반전을 맞는다. 수사당국의 끈질긴 취조에 자신이 아내를 살해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말다툼하다가 감정이 격해져 아내를 때렸고 목을 졸랐다고 한다.

그는 돌연 2018년 6월 처남이 아내를 살해했다고 진술을 번복했고 그해 12월 다시 원래 진술로 돌아간다. 끝까지 시체를 불에 태우지 않았다고 발뺌해오다가 2019년 6월 이마저도 인정한다.

남편은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지속해서 자신에게 성적으로 모욕감을 줬다고 진술했으며, 범행 전날에는 아내가 성관계를 거부해 다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알렉시아의 죽음은 이후 프랑스에서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편, 남자친구 등에게 살해당하는 페미사이드(Femicide)를 규탄하는 운동에 불씨를 댕겼다.

조나탄은 이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지만 시체를 훼손한 혐의가 추가돼 16일(현지시간) 다시 법정에 섰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BFM 방송 등이 전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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