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야간관광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한다. 사진은 순천 원도심에서 열린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순천시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야간관광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한다. 사진은 순천 원도심에서 열린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청정·힐링·가족여행 가능해
야간관광 통해 머무는 순천
야간 콘텐츠 발굴 체류 시간↑
침체 관광·지역경제 활력 기대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전남 순천시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맞춰 머무는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야간 콘텐츠를 발굴, ‘미드나잇 인 순천’을 꿈꾼다. 영화 ‘미드나잇 안 파리’에서 주인공 길 펜터는 밤 12시 종이 울리면 파리의 거리에서 마차를 탄다. 그가 탄 마차는 1920년대 파리로 가고 그곳에서 헤밍웨이, 피카소, 달리 등 예술가를 만난다. ‘미드나잇 인 순천’은 우리를 예술의 황금시대로 데려가 주지는 못하지만, 지금 현재 함께 하는 이들과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게 될 날을 기대한다. 관광산업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또 한 번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국외보다 국내 근거리 여행으로, 밀접·밀폐된 실내보다는 야외활동을 선호하면서 레저 및 캠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일상관광을 즐기면서 자연 친화적이면서도 코로나19에 안전한 청정지역을 찾고 있다.

순천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순천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생태문화관광 도시 순천

순천시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생태문화관광 도시이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주요 관광지점의 방문객을 조사한 결과 놀이시설을 제외하고 618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최고의 야외 생태 관광지이다. 이외에도 노을이 아름다운 와온해변은 캠핑과 차박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은 힐링 관광지로 꾸준히 방문객이 찾고 있다. 

올해는 예기치 않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 수는 10월 기준 312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62% 급감했지만, 사회적 거리 1단계로 접어들면서 순천만 습지는 평일 6000여명, 주말에는 2만여명이 찾고 있다. 앞으로도 그동안 억눌린 관광 욕구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관광 트렌드로 순천과 같은 청정, 힐링, 가족여행이 가능한 지방 도시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순천 문화재 야행.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야간관광과 주목하는 이유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로 침체한 관광산업의 회복 및 경기 부양 방안으로 지난 6월 12일 ‘2020 야간관광 포럼’을 개최하고 ‘야간관광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2020년 2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진행된 것으로 야간관광 지출액에 따른 관광객 직접 지출 효과는 3조 9000억원, 고용효과 4만명, 생산유발 효과 약 7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야간관광에 주목하는 이유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둘 수 있다. 밤에 놀고, 운동하고, 문화생활을 하는 ‘야간형 인간’의 증가로 심야 소비가 늘고 있다. 지속적인 1인당 관광지출액 감소에 따른 효과적인 대응책이기도 하다. 이는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숙박시설의 가동률을 높이고 상업활동을 촉진하며 코로나로 위축된 고용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야간관광의 매력은 낮에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야간관광 유형을 살펴보면 시설 의존형으로는 전망 타워, 미술관, 박물관 관람 등이 있으며 경관 관람형으로는 야간경관, 불꽃놀이, 야간 축제 등이 있다. 체험 활동형으로 공연, 콘서트, 야시장, 문화재 야행, 시티투어가 있으며 유흥형으로 노래방, 나이트클럽, 실내스포츠, 사우나 등이 있다. 정부에서도 야간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난 2013년부터 전통시장 야시장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평 깡통 야시장, 전주 남부 야시장,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등이 있다.

순천 동천 출렁다리에 설치된 야간경관조명.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순천 동천 출렁다리에 설치된 야간경관조명. (제공: 순천시) ⓒ천지일보 2020.11.6

◆순천시의 야간관광 활성화 정책

순천시는 야간관광의 수요 증가와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맞춰 야간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18년도부터 순천만국가정원의 야간개장을 위해 동문과 서문 WWT 습지 주변으로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했다. 꿈의 다리에서부터 출렁다리, 용당교 일원 6㎞에 이르는 동천교량과 벚꽃 산책로에도 야간경관조명을 설치했다. 

내년에는 미설치 교량 5개와 벚꽃 산책로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순천만국가정원 인근 동천 저류지에는 24만 5000㎡의 생활 숲과 다목적 광장 등을 조성한다. 다목적 광장에는 야시장과 플리마켓이 들어선다. 

순천시는 야시장을 야외 숲에 배치함으로써 기존 전통시장 내에 있던 야시장의 밀집과 밀폐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내년 3월 오픈할 계획으로 현재 푸드트럭 운영자 선정, 클린 야시장 만들기를 위한 쓰레기 처리와 친환경 용기 사용, 오수 처리를 위한 기반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또 드라마촬영장 재활성화 사업 공모를 통해 야간 체험 콘텐츠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의 거리에서 매년 개최하는 문화재 야행 이외에 순천 대표 문화콘텐츠도 제작한다. 2023 박람회 기간 상설 공연을 목표로 현재 작품 소재를 공모하고 있다. 

머무는 관광을 위해서는 1박을 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관건이다. 순천시는 대규모 호텔보다는 소규모 가족형 호텔을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달 살기나 농촌체험, 산사체험, 숲 체험 등 생활형 체류상품을 개발하고 장기간 칩거형 여행자를 위한 세컨드하우스나 장기임대방안도 강구한다. 야외 레저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캠핑, 차박 등도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야간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늘려 야간관광과 주간관광과의 연계성을 높여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체류 시간도 늘리고 관광객의 소비를 유도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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