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제공: 우정사업본부) ⓒ천지일보 2020.10.28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제공: 우정사업본부) ⓒ천지일보 2020.10.28

# 1. 28일 오후 4시30분 고려대 세종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차량이 출발했다.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안에는 고려대에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조치원우체국 차량에서 옮겨 실은 우편물이 실려 있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차량은 학술정보원으로 가는 길에 좌회전, 우회전을 스스로 판단해 이동했다. 3분여 후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차량이 학술정보원에 정차했다. 수취인이 이미 나와 있다. 수취인은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차량 출발 전에 우체국앱이나 카카오톡, 문자로 도착시간과 6자리 인증번호를 받았다. 차량의 열림 버튼 누르고 탑승해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누르자 택배보관함이 열린다. 수취인은 택배를 받아 강의실로 돌아갔다.

우편물 배달 로봇 (제공: 우정사업본부) ⓒ천지일보 2020.10.28
우편물 배달 로봇 (제공: 우정사업본부) ⓒ천지일보 2020.10.28

# 2. 잠시 후 고려대 학생이 자율주행무인우체국에 다가와 차량의 열림 버튼을 누르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 차량 도착시간은 자율주행무인우체국앱에서 미리 알려줬다. 학생은 키오스크에서 접수항목을 누른다. 우체국앱에서 보내는 사람, 받는사람, 주소 등은 이미 입력해놓았고 요금결제도 처리했다. 접수 바코드를 인식한 후 출력된 기표지를 택배에 부착하고 열려진 택배보관함에 택배를 넣었다. 차량에서 내리니 자율주행무인우체국이 문을 닫고 서서히 출발했다.

 

운전자없이 우편물 싣고 자율 주행…좌회전·우회전 스스로 이동

도착시간 안내문자 받은 수취인이 인증번호 누른 후 보관함서 찾아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우정사업본부는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차량이 실제 우편물을 수취인에게 배달했다고 밝혔다.

또 실제 우편물을 실은 추종 로봇은 집배원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같이 이동했고 우편물 배달로봇은 복도를 따라 이동 후 사무실에 도착해 수취인에게 실제 우편물을 배달했다.

디지털뉴딜 실현의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박종석)는 28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자율주행 차량·로봇 이용, 찾아가는 우편 무인·접수 배달서비스’를 위한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운영’을 개최했다.

이날 시범운영에서는 우정사업 자율주행 세 가지 핵심기술인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집배원 추종 로봇 ▲우편물 배달 로봇을 선보였다. 우편물류 접수, 운송, 배달 등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실제우편물이 배달됐다.

디지털뉴딜의 일환으로 비대면 우편물류서비스 혁신 추진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해 비대면(untact)과 전자상거래(e-commerce)가 가속화됨에 따라 새로운 우편물류서비스의 정부혁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Date·Network·AI) 생태계 강화와 비대면 산업육성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물류산업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물류 기술개발(R&D) 등 스마트 물류를 구현하고 있다. 교통, 물류, 배송 등을 디지털화해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기반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무인우체국, 우편물 접수하고 배달까지 완료

자율주행무인우체국에서는 우편물 접수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편물 접수는 고객이 ▲우체국앱을 통해 사전접수 ▲발급된 접수바코드를 차량의 키오스크에 인식 ▲보관함에 투함하면 끝난다. 차량 내에서 결제도 가능하다. 또한 우편물을 배달받는 경우에는 신청한 고객에게 ▲인증번호와 차량 도착예정시간을 배달안내 ▲인증번호를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무인 보관함이 자동으로 열림 ▲우편물을 수령할 수 있다.

집배원 추종 로봇은 고중량 우편물을 싣고 집배원과 함께 우편물을 배달한다. 집배원이 앞장서면 추종 로봇은 집배원을 인식해 자율주행으로 따라간다. 수취인이 추가로 서비스를 신청할 필요는 없으며 집배원이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직접 활용하게 된다. 고중량 우편물을 들고 먼 거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배달업무 강도가 줄어든다.

로봇이 건물 내 돌아다니며 우편물 배달

우편물 배달 로봇은 건물 내에서 수취인이 있는 장소로 우편물을 배달한다. 로봇배달을 신청한 고객의 우편물을 집배원이 배달 로봇에 보관하면 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를 안내하는 문자가 수취인에게 전송된다.

수취인은 앱을 통해 우편물 배달 로봇에게 우편물 배달을 요청하고 자율주행으로 우편물 배달 로봇이 지정된 장소에 오면 보관함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우편물을 받는다.

해외 유통·물류기업, 자율주행차량·로봇 등 도입

전 세계적으로도 비대면 기조 확산과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 등 기술 발전으로 실제 배달 환경에 자율주행차량 및 로봇을 도입해 탄력적인 배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시간 및 장소 제약 없는 배송이 가능해지고 배달 인력의 인건비가 절감됨에 따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 많은 유통·물류기업에서 주목하고 있다.

노르웨이 우정은 편지·소포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PNMR: Posten Norge Mail Robot)을 도입했다. 일본 야마토(Yamato)는 자율주행 소포배달 차량인 로보네코 야마토(Roboneko Yamato)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스위스 우정은 미국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자율주행 로봇을 포스트봇(PostBot)으로 선정해 식품, 의약품 등의 배송을 실증했다. 베른, 뒤벤도르프 등 일부 도시에서 시험을 진행했으며, 약 800km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사고 없이 배송을 완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독일 우정은 프랑스 에피던스(Effidence)의 로봇을 기반으로 맞춤형 포스트봇(PostBot)을 개발해 집배원과 함께 스마트시티 바트 헤르스펠트(Bad Hersfeld)에서 우편·소포 배달을 수행하고 있다. 포스트봇(PostBot)은 센서를 통해 집배원의 경로를 자동 추적해 따라다니며, 6개의 포스트 트레이에 최대 150kg까지 적재 가능하다.

디지털뉴딜 실현에 따른 우정사업 자율주행의 신호탄

우정사업본부는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시연 이후에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11월말까지 누구나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부터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세종시의 일반도로(세종우체국 근방)에서 무인 우편 접수·배달서비스를 제공하고 추가로 지역 권역을 확대해 대학 및 대단지 산업시설 등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의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서비스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5월 ‘자율주행 우편물류서비스 기술개발’을 착수하고 미래 우편물류서비스의 새로운 기술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우편서비스의 편의성 향상 ▲집배원에게 안전사고 경감 및 근로환경 개선 ▲물류기업에게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은 “이번 시연 행사는 디지털뉴딜의 실현과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한 미래 우편물류 서비스의 신호탄이 돼 스마트시티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비대면 우편물류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개발된 기술이 조기에 실제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범운영에는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 우정사업본부 박종석 본부장을 비롯해 고려대학교 정진택 총장, 세종특별자치시 이춘희 시장 등 주요 내빈과 자율주행 차량 및 로봇 개발 참여기업·기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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