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0개의 수칙으로 구성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 비서실 직원들에 대해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을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공개됐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반성과 행동’이라는 제목의 메모를 공개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를 박 전 시장의 메모라고 밝혔으며 메모는 총 10개의 수칙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비서실 직원들은 나의 도구가 아니라 주체이며 각자의 성장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본인의 발전을 위해 도와줄 일이 없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돕는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가끔 불러서 고민과 걱정이 없는지 물어본다’, ‘이름을 정확히 외우고 자주 불러준다’, ‘말은 훨씬 따뜻하게 그리고 존중하는 말투를 견지한다’, ‘평등하고 대등한 태도를 유지한다’, ‘스스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게 분위기와 구조를 만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민 전 비서관은 “메모는 존재 여부를 넘어선 기억이다”라고 적었다.
한편 피해자 A씨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갈수록 잔인해지는 2차 피해의 환경 속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막막함을 느끼며 절망하다가도 저를 위해 모아 주시는 마음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A씨는 “특히 그 진원지가 가까웠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뼈저리게 몸서리치며 열병을 앓기도 했다”며 “가깝고 믿었던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 그리고 그 상대편이 절대적 약자일 때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가진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