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중 민주화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15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 중 민주화 시위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과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지자, 정부가 집회금지 등 비상조치를 발효했으나 시민들과 반정부 단체들은 집회와 시위를 계속 벌이며 경찰과 충돌했다.

16일(현지시간) BBC는 시민들과 반정부 단체들은 국왕의 권한을 줄이는 새 헌법과 제도를 만들고 독재자 쁘라윳 총리는 퇴진하라며 태국 반정부 시위가 3달 때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태국 경찰이 이날 오후 방콕 도심 파툼완 교차로의 반정부 집회 참석자들을 상대로 강제 해산 작전에 나섰으나 집회 참석자들은 벤치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맞서면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5인 이상이 모이는 집회를 금지하고, 당국이 지정한 장소는 출입 금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긴급 법령을 발표했다.

또한 정보를 왜곡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뉴스 및 온라인을 포함한 기타 매체의 출판을 금지한다고 압박했다.

지난 14일에는 2만명 이상이 왕실 근처에 모였다. 태국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총리 퇴진과 함께 왕실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와치랄롱꼰 국왕은 여성 편력과 사치스러운 생활로 비판을 받아왔다.

대학생 등을 포함한 시위대는 왕을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고, 최대 징역 15년 형을 받을 수 있는 왕실 모독죄를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BBC는 시위대는 “쁘라윳 총리, 퇴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태국 민주세력 사이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통용되는 ‘세 손가락 경례’ 제스처를 취하며 군주제에 저항하고 있다며 반정부 단체들은 이번 주말에도 집회 금지조치에 응하지 않고 집회를 열어 시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16일(현지시간) 태국 형사법원은 왕비가 타고 있는 차량에 독재에 반대한다는 의미의 이른바 ‘세 손가락 경례’를 한 반정부 시위대 인사 두 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형사법원은 반정부 활동가 에까차이 홍깡완과 분꾸에눈 빠오톤 등 2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현지 경찰은 전날 이들 두 명에 대해 형법 110조 위반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B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왕비의 자유를 방해하는 폭력행위에 대해 최소 징역 16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태국 형법 110조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수티다 왕비는 14일 오후 5시 차량을 타고 방콕 시내 사원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반정부 집회 장소 인근인 핏사눌록 거리를 이동 중이었다. 이에 시위대 중 일부는 왕비의 차량에 대고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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