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우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우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진상규명·재발방지 해결할 과제”

성차별 조직문화 근본적 변화필요

피해자 “포기않고 진실 규명할 것”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로 4년간 근무했던 피해 공무원이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박 전 시장을 고소한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성차별, 성폭력 없는 직장을 위한 개선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여성, 인권, 청년, 노동 등 288곳 단체로 구성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공동행동)은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울도서관 계단 앞에서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여성들은 오랫동안 성차별적인 조직문화와 성폭력을 허용해왔던 한국사회에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고위 선출직 기관장은 성평등 실현과 성폭력 피해 예방 및 문제해결에 책무가 있음에도 성폭력을 자행했고, 그 순간부터 우리 사회는 적나라한 공백과 최악의 현실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는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피해자가 고소한 성폭력과 그 배경인 조직 내 문화 및 구조 문제에 대해 진상이 짚어져야 한다”며 “수사기관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진상규명 역할과 동시에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의 힘 있는 변화와 실행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서 열린 출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서 열린 출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도경은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는 박 전 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이자 전직 비서 A씨의 발언을 대독했다.

A씨는 “100일 저에게는 너무나 길고 괴로운 시간이었다. 저는 현재 저의 신상에 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 거주지를 옮겨 지내고 있다”며 “거주지를 옮겨도 멈추지 않는 2차 가해 속에서 다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에 괴로워하며, 특히 그 진원지가 가까웠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뼈저리게 몸서리치며 열병을 앓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여성과 약자의 인권 보호에 힘쓰라는 사명을 부여받은 조직에서 일어났기에 더 절망적인 문제일 것”이라며 “이 끔찍한 사건이 단순한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약자의 인권에 대한 울림이 돼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건을 둘러싼 많은 의혹과 괴로운 과정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서 진실을 규명하고 우리 사회가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단체는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의 진상규명과 2차 가해 대응 ▲지방자치단체 권력 견제 및 성평등 민주주의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문화 근절 등 3가지를 목표로 두고 공동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성희롱, 성차별 성역할이라는 조직문화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우리는 일상의 공기가 바뀔 때까지 더 많은 말하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7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지난 8월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권위는 직권 조사 기간은 별도로 정해두지 않았지만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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