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일라이 릴리의 연구원들이 인디애나폴리스의 연구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시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5월 일라이 릴리의 연구원들이 인디애나폴리스의 연구실에서 코로나19 항체 시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 제약사 엘리 릴리가 13일(현지시간) 안전상의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결합 항체 치료 실험을 중단한다고 밝힌 가운데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릴리의 제조 공장에 심각한 품질 관리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정부 문서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릴리에서 심각한 품질 관리 문제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사관들이 릴리 제조시설에서 이런 문제를 발견했으며, 이는 릴리가 최근 신청한 긴급사용허가(EUA)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법은 일반적으로 의약품 허가에 대한 제조기준 준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의 릴리 공장을 방문한 조사관들은 공장의 다양한 제조 공정에 대한 데이터가 삭제돼 제대로 감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FDA는 이 문제를 가장 심각한 수준의 위반으로 분류해 ‘강제 조치 지시(OAI)’ 판정을 내렸다. 제조 문제에 대해 릴리는 OAI 통보를 확인했지만 FDA가 지적한 데이터 삭제는 의약품 생산과 관련이 없다며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FDA의 OAI는 이례적으로, 작년 FDA의 563건의 검사 중 OAI 분류를 받은 곳은 극히 드물었다. FDA 자료에 따르면 릴리도 10년 동안 이 같은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

이와 별개로 릴리는 이날 잠재적인 안전 우려로 입원 환자들의 코로나19 항체 치료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보통 자원자가 부작용을 겪거나 병에 걸려 임상시험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지만 릴리는 중단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릴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FDA의 검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FDA의 조사 결과의 심각성과 더불어 FDA가 이 결함을 시정하지 못했는지를 포함한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릴리는 FDA의 검사가 왜 공개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로이터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날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릴리의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릴리에게 안전은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메일에 따르면 임상시험을 감시하는 독립된 의료전문가 모임인 데이터안전감시위원회(DSMB)가 릴리에게 시험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릴리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면역체계 단백질인 단클론 항체를 조합해 실험 중이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한 리제네론의 것과 비슷하다.

ACTICT-3이라고 불리는 이번 시험은 지난 8월에 시작됐으며 미국, 덴마크, 싱가포르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데 여기에 릴리 항체나 플라시보를 더한다.

릴리의 임상시험 중단은 존슨앤드존슨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시험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지 하루 만에 발표됐다. 존슨앤드존슨 경영진은 전날 임상시험 한 참가자가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보였으며 이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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