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건 (주)넷다이버 이사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3.11일본대지진 이후에 트위터에 “한반도를 이렇게 안전하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조상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네티즌은 이 글이 고통을 받는 상대방 국가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며 비난을 했고 김 도지사는 곧바로 글을 삭제했다.

공직자들은 말단 공무원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로든 존재 자체만으로도 국가를 대표하게 된다. 때문에 언행이나 행동 등에 있어 다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국민들은 정부나 공무원에게 일반인들보다 더 높은 도덕적인 기준을 들이대어 평가하거나 정부의 정책적 결과물에 대해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웹상에 글을 게시할 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글을 게시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는 잘못된 말 한 마디가 매우 빨리 펴져나가게 될 뿐더러 때로는 본질과 다르게 변형되어 괴소문으로 전달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수정이나 삭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곧바로 후회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그렇다고 해결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사과나 해명으로 해결이 되는 일도 존재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있다. 게시된 글을 삭제하는 행위다. 위에서 말했지만 글을 삭제해도 이제는 더 이상 삭제되지 않는다. 이미 캡처돼 퍼지고 있기 때문에 글을 삭제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상황을 회피한 것으로 간주돼 대중에게 더 큰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성실하게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부도덕한 행위로 간주하고 당사자는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돼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때문에 공직자들은 더더욱 소셜미디어에 글을 게시할 때는 정부의 대표로서의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민감한 사안이나 어려운 결정이 포함될 경우에는 꼭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문제의 트위터 글을 삭제해 버렸다. 아마 삭제 대신 사과를 했다면 국민들이 더욱 신뢰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부와 공공기관, 국회의원 사이트들에는 웹게시판이나 소셜미디어의 글이 공지 없이 삭제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회피보다는 진정성 있는 정면대응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 공직자들의 수준 높은 대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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