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달 하이데라바드에서 한 수의사가 성폭행당한 후 살해된 것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뉴델리=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지난달 하이데라바드에서 한 수의사가 성폭행당한 후 살해된 것에 대해 분노한 시민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인도를 강간 국가로 만들지 말라""범인을 사형시켜라"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하이데라바드에서 4명의 남성이 27세의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살해한 후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을 불에 태운 사건이 일어났었다.

인도 사회가 최근 잔혹 성범죄 사건으로 들끓는 가운데 이웃 나라 방글라데시도 성폭행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7일 다카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도 다카 등 전국 곳곳에서는 며칠째 학생과 시민운동가 등 수천 명이 성폭행 근절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강간범들의 범행을 멈추게 하려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여성은 '강간 중단'이라고 쓰인 마스크를 착용했고, 또 다른 이들은 검은 깃발과 플래카드 등을 들고 특별법원이 범인들을 엄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시위는 지난달 남부 노아칼리 지구에서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으로 촉발됐다.

노아칼리에서는 한 주부가 자신의 집에서 여러 명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관련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돼 지난 4일 페이스북 등 온라인으로 공유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범인들을 비난했고 분노한 일부 시민들은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국은 5일 용의자 4명을 체포했고 관련 영상도 삭제시킨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최근 현지에서는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북동부 실헤트에서는 한 여성이 대학교 기숙사에서 남성 5명에게 성폭행당했고, 북부 디나지푸르 지구에서는 13세 어린이가 납치된 뒤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현지 시민단체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방글라데시에서 889명의 성폭행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40명은 목숨까지 잃었다고 밝혔다.

앞서 인도에서는 지난달 14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하트라스 지구에서 최하층 달리트 소속 19세 소녀가 상층 카스트 남성 4명에게 집단 강간·폭행을 당한 뒤 치료를 받다가 숨지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범인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민심이 격앙된 상황이다.

남아시아에서는 지난 몇 년간 성폭력 근절 목소리가 커지고 처벌도 강화됐지만, 관련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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