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병철-박정천에 군 원수 칭호 수여. 북한은 5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총괄하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자료사진] 2020.10.6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출처: 연합뉴스)
북, 리병철-박정천에 군 원수 칭호 수여. 북한은 5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핵과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총괄하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노동신문, 원수칭호 수여 보도

군 최고 영예… 파격·초고속 승진

통일부 “당 창건일과 관련 가능성” 

역할책임 등 집단지도체제 강화 관측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총괄하는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인민군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는 소식이 6일 알려졌다.

리 부위원장은 상장에서 원수로 파격 발탁됐고 박 총참모장은 차수에서 원수로 5개월만에 또 초고속 승진했는데, 이번 군 인사 단행의 의미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당 창건 75주년과 내년 초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난과 감염병 속 군심을 붙잡는 한편, 군의 사기를 진작하는 등 전략무기 개발 지속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당 정치국회의 주재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7기 19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무위원회의 공동결정에 따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에게 군 최고계급인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 장성 계급은 별 하나 소장을 시작으로 중장, 상장, 대장, 그 위에 차수와 원수 등 6단계로 구분되는데 최고사령관이자 공화국 원수인 김정은을 제외하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다.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총정치국장의 계급이 대장인 것을 고려하면 파격 인사라고 할만하다.

특히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주역인 리 부위원장의 승진이 가장 눈길이 간다. 지난해 12월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으로 승진한 리 부위원장의 계급은 상장(한국군 중장에 해당)이었으나, 이번 인사로 세 계단이나 상승했다.

리 부위원장은 지난 2014년 12월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발탁되면서 전격 등판했는데, 이후 각종 탄도미사일 관련 시험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해 실세임을 과시해왔다.

2016년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시험발사 때는 김 위원장과 앉아 맞담배를 피웠고, 그해 6월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때는 김 위원장과 부둥켜안고 환호할 만큼 절대 신임을 받고 있다.

리 부위원장은 2019년에 조선노동당 군수공업부 부장, 2020년 4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3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 5월에 개최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4차 확대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된데 이어 8월에는 권력의 상징인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오르며 권력의 핵심부에 우뚝 섰다.

그의 거침없는 승진에 일각에선 리 부위원장의 공로도 공로지만, 그가 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의 아버지여서 승승장구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의 신종 전술무기 시험을 주도한 박정천 총참모장도 초고속 승진 중이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 총참모장은 지난 2013년 4월 인민군 상장, 2014년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화력지휘국장, 2016년 5월 노동당 7차대회에서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고 2019년 4월에는 인민군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했다. 9월에는 야전군 출신이 주로 맡았던 총참모장직에 전격 발탁됐다.

박 총참모장은 올해 4월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했고 5월엔 김수길 총정치국장을 제치고 군 차수로 임명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인사에서도 박 총참모장은 군 최고계급인 원수로 승진해 명실상부한 군 내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파격승진' 리병철…김정은 바로 옆 서열 3위 자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군 원수 칭호를 수여받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왼편 '서열 3위' 자리에 앉았다. 리 부위원장은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에 이어 서열 5위로 꼽혔지만, 지난 8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부터 김 위원장 바로 왼편에 앉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속 인물은 왼편부터 박봉주 부위원장, 최룡해 제1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병철 부위원장. [조선중앙TV 화면] 2020.10.6[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출처: 연합뉴스)
'파격승진' 리병철…김정은 바로 옆 서열 3위 자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군 원수 칭호를 수여받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왼편 '서열 3위' 자리에 앉았다. 리 부위원장은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에 이어 서열 5위로 꼽혔지만, 지난 8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부터 김 위원장 바로 왼편에 앉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속 인물은 왼편부터 박봉주 부위원장, 최룡해 제1부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리병철 부위원장. (출처: 연합뉴스)

◆“군 공적 치하와 군사적 방향성 시사”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군 인사 단행 배경과 관련해 그간 전략 무기 등에 대한 군의 공적을 치하하는 동시에 북측의 군사 노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흔하지 않은 인사지만, 이번 군 인사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군의 공적을 인정하고 방역과 수해 대응 관련 군부에 대한 지도를 잘한 차원이지 싶다”면서 “아울러 ‘전쟁 억지력’이라는 측면에서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등 북한이 가고자 하는 군사적 방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오는 10일 있을 노동당 창건 기념일 행사 때 드러나는 주변 인사들의 면면을 통해 그런 부분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념일을 주시하는 가운데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취지의 질문에 “자세한 것은 분석해 봐야겠지만,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과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고 답해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한 걸음 더 나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번 군과 경제 관료를 구분해 정치국 상무위원을 정했을 당시 국정원에서 분야별 위임통치 구현을 언급했는데, 그런 차원이 아니겠느냐”라면서 “전반적으로 중국이랑 비슷하게 가는 것 같다. 관련자들에게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해 책임을 지우는 등 그 일환으로 최고 지위인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위임통치나 역할분담은 아니고 ‘역할책임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김정은 위원장이 전체적으로 총괄하되 각각 맡은 바를 담당하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김정은 체제의 단일성을 훼손하지는 않으면서 집단지도체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원수 호칭은 군 원수 칭호와 공화국 원수(대원수) 칭호로 나뉜다. 공화국 원수(대원수)인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군 원수 칭호를 받은 이들은 김영춘, 리을설, 오진우, 최광, 현철해, 리병철, 박정천 등 총 7명이다.

리병철·박정천을 빼고는 가장 최근에 군 원수 칭호를 받은 이들은 지난 2016년 4월 15일 태양절에 김영춘과 현철해가 받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들 중 김영춘, 리을설, 오진우, 최광은 공식사망을 확인했고, 현철해는 추가적으로 확인 중”이라며 “현철해는 공식 사망으로 확인할 것들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우 아직까지 ‘대원수’로 올라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북한 '전략무기 총괄' 리병철, 대장에서 원수로 파격승진 북한 전략무기 개발 총괄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대장에서 원수로 파격 승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리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군 원수는 일반 군인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군사 칭호다. [조선중앙TV 화면] 2020.10.6[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출처: 연합뉴스)
북한 '전략무기 총괄' 리병철, 대장에서 원수로 파격승진 북한 전략무기 개발 총괄자인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대장에서 원수로 파격 승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날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리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했다. 군 원수는 일반 군인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군사 칭호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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