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보이콧 뮬란’ 논란, 도대체 왜?… 한국 청년들도 ‘분노’
[피플&포커스] ‘#보이콧 뮬란’ 논란, 도대체 왜?… 한국 청년들도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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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뮬란이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17일 국내에 영화 뮬란이 개봉했다. 현재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네티즌 평점(네이버 기준)은 10점 만점 중 4.39점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보이콧 뮬란이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17일 국내에 영화 뮬란이 개봉했다. 현재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네티즌 평점(네이버 기준)은 10점 만점 중 4.39점이다. (출처: 네이버 영화)

뮬란 여주인공 홍콩경찰옹호

디즈니, 중국에 “감사” 표시

‘인권탄압’ 지역서 영화촬영

한국청년단체 “양심에 따라

영화보지않게끔 알려야한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지난달 17일 영화가 개봉된 후 뮬란 보이콧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개봉 전부터 이미 주목을 받았던 뮬란 촬영지 논란은 영화 개봉 후 더 많은 질타를 받으면서 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뮬란 주인공을 맡은 영화배우 유역비(류이페이)가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 홍콩시위를 강압적으로 진압했던 홍콩 경찰을 지지하는 발언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보이콧 뮬란’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앞서 홍콩 시민들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중국 정부의 ‘송환법’에 반대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이에 중국이 홍콩 시위를 테러로 판단해 무력 진압을 하면서 문제가 됐다.

조슈아 윙 홍콩 민주화 운동가가 지난달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 집단 구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보이콧 뮬란에 동의했다. (출처: 조슈아 윙 트위터 캡쳐)
조슈아 윙 홍콩 민주화 운동가가 지난달 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 집단 구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보이콧 뮬란에 동의했다. (출처: 조슈아 윙 트위터 캡쳐)

◆유역비 논란, ‘보이콧’으로 확산

이로 인해 각종 SNS에는 ‘#보이콧 뮬란(#BoycottMulan)’이라는 해시태그가 곳곳에 퍼졌으며, 아시아계 인권 운동가를 비롯해 뮬란 논란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조슈아 윙 홍콩민주화 운동가는 자신의 SNS 계정에 “뮬란 시청은 무슬림 위구르 집단 구금 사건에 잠재적으로 공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에서도 뮬란 논란에 대해 일부 관심을 보였다.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은 CGV와 롯데시네마 등 주요 영화 상영관에 뮬란 상영을 반대하는 항의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신창 자치구’, 인권탄압 논란

영화 뮬란 엔딩 크레딧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신장 자치구)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고 적힌 내용이 포함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뮬란을 촬영했던 장소이기도 한 신장 자치구는 중국 정부가 100여개의 집단 수용소에서 100만명의 위구르 주민들에게 고문을 하는 등 인권을 탄압해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신장 자치구에서 중국 당국이 테러와 소요사태 방지를 위해 이슬람주의를 따르고 반정부적인 위구르인들(위구르족)을 수용소에 강제로 집어넣으면서 인권 논란의 문제가 불거졌다.

실제 수용소에서는 위구르인들의 손발에 수갑 채워놓기나 물고문 등의 고문이 스스럼없이 행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수감자 중 일부가 자살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문 피해자들이 진짜 고문을 못 견뎌서 자살한 것인지 아니면 고문치사가 자살로 위장된 것인지는 중국 정부에서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는 관계로 사실관계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이뿐 아니라 중국 당국은 공산당 간부들을 2개월마다 최소 5일 동안 무슬림 가정에 지내도록 하면서 주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파견된 인원만 해도 100만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유한 차량에 GPS 추적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주민들의 생체 인식 정보를 저장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위치(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 (출처: 네이버 이미지)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위치(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 (출처: 네이버 이미지)

신장 자치구는 중국의 성 중 가장 넓은 지역으로 중국의 북서쪽에 위치했다.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실크로드가 성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장소로, 동아시아 지역과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담당했다. 이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이슬람권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 세계로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이 수백 년에 걸쳐 신장 자치구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쟁과 점령을 계속 반복해 왔으며 이로 인해 반중 정서가 매우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 뮬란 보이콧으로 인해 신장 자치구 주민들의 인권 탄압 문제가 불거지자, 안드리안 젠즈 중국 전문가는 BBC 방송 인터뷰에서 “디즈니가 크레딧을 통해 감사를 표한 투르판시 공안국은 위그루인들이 구금된 중국의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는 곳”이라며 “(디즈니는) 집단 수용소의 그늘에서 이익을 보고 있는 국제 기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그동안 신장지역에서 극단주의와 분리주의, 테러리즘이라는 ‘3대 악’과 싸우고 있다며 해당 수용소는 반극단주의 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설치된 학교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BBC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해당 지역에 취재를 진행한 결과, 중국 정부가 구금시설에서 강제 세뇌 교육과 중화사상 주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재교육’을 한 것으로 파악돼 중국 당국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7일 일부 소셜미디어(SNS) 사용자들이 ‘#보이콧뮬란’을 해시테그로 단 게시글을 올리며 뮬란 영화 상영에 반대하고 있다.(출처: 트위터 캡쳐)
지난달 7일 일부 소셜미디어(SNS) 사용자들이 ‘#보이콧뮬란’을 해시테그로 단 게시글을 올리며 뮬란 영화 상영에 반대하고 있다.(출처: 트위터 캡쳐)

◆위구르족 노동 착취 의혹

뮬란 보이콧이 나오게 된 또다른 배경은 바로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된 목화와 토마토가 들어간 제품을 수입해 왔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면화의 20%를 생산하는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특히 중국산 면의 85% 가량이 신장 자치구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지난해 400~500억 달러 가량의 직물을 중국에서 수입할 정도로 중국과 면화와 관련된 무역업에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에 위구르족 강제노동 및 인권 침해가 연루돼 해당 제품을 제재하는 방안을 미국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현지매체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호주의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소니, 애플, 화웨이, BMW 등 83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위구르족의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보도했다.

8만명 이상의 위구르족이 자신의 집과 매우 멀리 떨어진 곳에 직장이 배치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위구르족은 공장에서 매순간 감시당했으며, 고향인 신장 자치구로 가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홍콩의 한 시위자가 위구르족을 지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콩의 한 시위자가 위구르족을 지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종교가 이슬람교인 이들은 심지어 기도조차 할 수 있는 공간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종교 생활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

​앞서 신장 자치구의 인권탄압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되는 면이나 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아디다스와 나이키, 자라 등 브랜드를 포함해 의류 산업 전체가 이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직물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와 홍콩 언론들은 “미 정부가 신장 자치구에서 생산한 면화로 만든 제품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수입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이번 금지조치가 ‘위반상품 유통 보류명령(WRO)’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다.

WRO는 인신매매와 아동노동, 기타 인권유린 행위를 제재하는 미국 법을 근거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강제노역 개입혐의가 있는 선박을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보이콧 뮬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보이콧 뮬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얘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6

◆청년시민단체 “우리도 뮬란 논란에 분노한다”

이번 ‘뮬란 보이콧’ 사태에 대해 한 청년시민단체는 우리나라와 관계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청년들도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설아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7일 천지일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보이콧 뮬란’은 홍콩 현지에서 시작돼 세계의 시민들에게 퍼져나간 운동”이라며 “국내에서도 뮬란을 보이콧 하자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도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해 “홍콩 민주항쟁은 이웃 나라에서 일어나는 국가폭력”이라며 “같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입장에서 반드시 목소리를 내야 할 문제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뮬란 보이콧에 대해 “폭력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뮬란 영화를 보는 것이 엄청난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양심에 따라 영화를 보지 않을 수 있게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리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뮬란 논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에 대해 신장 자치구나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가폭력이 옳지 않다는 견해가 청년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루어 낸 86세대보다 오늘의 끼니와 내일의 미래를 걱정하며 ‘헬조선’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홍콩 민주항쟁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세계 어디서든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 청년인 것은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라며 “이는 청년들이 국경을 초월해 같은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에 공감하고 민주라는 우리가 생득적으로 누린 가치의 침해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표는 뮬란 논란에 대해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정부에 ‘선택적 인권’을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보이콧은 국가가 검열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신 국가폭력을 묵인하는 콘텐츠가 헌법상 4.19 정신을 계승하고 민주주의라고 명시된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것을 아무런 문제 없이 소비하는 것에 시민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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