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종교기획] ‘이런 추석 처음이야’ 코로나가 바꾼 종교계 추석나기
[추석 종교기획] ‘이런 추석 처음이야’ 코로나가 바꾼 종교계 추석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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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들은 우리나라 역사 속 이런 추석은 없었다고 개탄하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너나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기도할 것을 주문했다. 왼쪽부터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 갱정유도 한재우 훈장, 대한불교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스님, 민족도교 김중호 도장, 천도교 박남수 전(前) 교령, 원불교문인협회 김덕권 회장. ⓒ천지일보 2020.9.29
종교인들은 우리나라 역사 속 이런 추석은 없었다고 개탄하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너나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기도할 것을 주문했다. 왼쪽부터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 갱정유도 한재우 훈장, 대한불교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스님, 민족도교 김중호 도장, 천도교 박남수 전(前) 교령, 원불교문인협회 김덕권 회장. ⓒ천지일보 2020.9.29

바뀐 추석문화, 종교계에도 영향
추도예배 등 행사 약식 진행키로
종교인들 ‘참회기도’할 것 주문해
“코로나19 전환점 삼아 변화해야”

[천지일보=이지솔·임혜지 기자, 최윤옥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다. 코로나19는 추석 문화까지 바꿔버렸다. 바뀐 추석 문화는 종교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추석이 되면 이웃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며 훈훈한 명절을 보냈던 종교계는 방역당국의 조치에 따라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비대면(언택트) 명절’을 보내게 됐다.

이로 인해 종교계는 추석 추도예배나 법회 등을 약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행사를 개최하지 않는 종단의 경우 소속 종교인들은 따로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참회기도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종교인들은 우리나라 역사 속 이런 추석은 없었다고 개탄하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너나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기도할 것을 주문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종교계가 변화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 최영갑 단장 “상호 배려하는 자세 필요”

성균관은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초정일(丁자가 들어가는 초일)에 전국 234개 향교에서 일제히 ‘석전대제’를 거행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석전대제에는 초청인사 없이 약소하게 치러졌다. 성균관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최영갑 단장은 “비대면 공고에 따라 성균관은 직원들끼리만 모여 기도하고, 다른 지역 분들은 최대한 참여하지 못하게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최 단장은 이번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종교계가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갖추길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성균관뿐만 아니라 타 종교도 마찬가지로 배려해서 함께 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다른 성격의 종교를 갖고 있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문화와 뿌리다. 종교인들부터가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자”고 당부했다.

◆ 한재우 훈장 “일심동력으로 위기 극복해야”

갱정유도인들은 지리산 청학동(경남 하동)이나 남원(전북), 구례(전남), 계룡(충남) 등에서 촌을 이뤄 살아간다. 매년 추석 다음날에는 수백명이 모여 갱정유도 창시자인 영신당주 강대성선생 제례를 올렸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최소한의 집사·제관들만 모여 단 20분 동안만 제례를 봉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갱정유도인들은 각자의 본댁에서 자가진성을 올린다고 갱정유도 한재우 훈장은 전했다.

한 훈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자신이 깨달은 바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하늘이 인류에게 주는 인류에게 고난을 주는 게 아니라 뭔가 어떤 메시지를 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단순하게 고통이다 괴로움이다 시련이라고 생각해버리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하나의 우주사적으로 대전환의 단초로서 변화의 조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하나의 경종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온 인류가 일심동력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천지신명이 인간들에게 요구하는것”이라고 강조했다.

◆ 혜원스님 ‘골방’ 들어가 회개기도할 것 주문

대한불교임제종 평인사 주지 혜원스님은 종단에서 개최하는 행사가 없어 종일 사찰에서만 머문다는 계획을 밝혔다. 스님은 “절에 남아 개인 사정들로 인해 제사를 못 드리는 신도들을 위해 대신 제사를 올려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스님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기독교 경서인 성경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고 했다. 혜원스님은 “그간 종교인들이 많은 사람 앞에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미사어구를 쓰고 대중을 의식하는 기도 즉 가식적인 기도를 해왔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를 하게 되면서 신에게 나만의 허심탄회한 기도를 드리게 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스님은 종교인들에게 ‘골방기도’를 통해 종교인들부터 회개할 것을 주문했다.

◆ 김중호 도장 “창조주 뜻 실현위해 고민하자”

민족도교 김중호 도장은 “그동안 추석에 차례와 성묘를 지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생략하기로 했다”며 “대신 산에 올라 수양에 집중하고 조상들께 기도를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아수라장이 된 이 시대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산신(山神), 대신(大神)들과 지상권 너머에 있는 천신(天神)들에게 지상을 도와달라고 낮이나 밤에나 좋은 터를 가진 산에 올라 기도를 하고있다”고 했다.

코로나19를 맞아 종교가 변화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모든 종교는 창조주 하나님을 중심 삼고 하나의 근원점으로 모여야 한다”며 “인류평화 지상천국이라는 대명제를 갖고 합쳐져야 한다. 자기종교만 최고라고 떠드는 이기적인 집단이 아니고 창조주의 뜻을 실현하기 위해 진심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 박남수 전 교령 “‘탓’ 그만, 신앙기본은 참회”

천도교 박남수 전(前) 교령은 “코로나19로 인해 특별한 추석을 맞았다. 어떻게 보면 천륜과 인륜이 합하여 사는 세상에서 적절하지 않는 명절이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인류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명절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교령은 코로나19를 맞아 종교가 변화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상이 이렇게 어렵게 사는 이유는 모두가 ‘내 탓이요’가 아니라 모두가 ‘너희 탓’이라고 생각해서다”며“신앙의 기본은 참회하며 수행하고 기도하는 것인데,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남 탓하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내 잘못으로 돌린다면 이 세상은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종교인들부터가 잘못이 있었다면 참회하자”고 말했다.

◆ 김덕권 회장 “종교인들부터 인류 사랑하자”

원불교문인협회 김덕권 회장은 “세계평화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아침저녁으로 기도한다.다른 신도들도 나와 같은 기도제목으로 빌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은 그동안 멋대로 살았던 우리의 잘못 같다. 종교인들만 기도하는 게 아니라 국민도 한 마음이 돼 함께 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종교계를 향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종교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데모나 하고 분쟁을 일으키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종교인들부터가 나라와 인류를 사랑해야 한다”며 “코로나19를 전환으로 종교인들은 자신들만을 위해 기도하지 말고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목회자들 “기도제목, 코로나19 극복에 초점”

다수 목회자들은 올해 추석 추도예배 역시 일반예배와 마찬가지로 비대면으로 진행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서기훈(가명) 목사는 “모이는 것과 신앙과는 상관없다”며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비대면 예배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이는 것 자체가 신앙이 아니다. 예수님도 홀로 산에서 기도하셨다”며 “아무리 추석이라고 할지라도 지금은 안전하게 온라인을 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기도제목도 코로나19 극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서 목사는 “그 동안 죄책감 없이 했던 소비생활을 반성하며 마음비우기와 욕심을 비우는 삶을 살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NCCK 소속 김영우(가명) 목사는 “하루 40여명이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의 어려움과 사업의 어려움으로 삶을 포기한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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