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직접대출 접수가 시행된 가운데 26일 오전 대출 상담 및 신청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경영애로 사실 확인서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직접대출 접수가 시행된 가운데 26일 오전 대출 상담 및 신청을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경영애로 사실 확인서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6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빚이 늘면서 한국경제의 2배를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민간 부문의 신용(가계·기업의 부채)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06.2%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말(201%)과 비교해 불과 3개월 만에 5.2%포인트나 껑충 뛴 것이고,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데는 코로나19 타격으로 인해 생활고와 경영난을 겪는 가계와 기업이 앞다퉈 돈을 빌리고, 여기에다 빚내서 부동산과 주식을 투자하려는 자금 대출까지 겹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계가 진 빚의 소득 대비 비율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향후 소비 회복 등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선 가계 신용을 보면 2분기 말 기준 가계 부채는 1637조 3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5.2%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이 각각 6.4%, 3.9% 증가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6월 이후에도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8월 말 기준 주택 관련 대출과 기타대출은 5월 말보다 각각 15조 4천억원, 17조 8천억원 급증했고,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보다 81.2%, 93.3%나 많다.

이처럼 가계 빚이 빠르게 불어나는데 처분가능소득은 작년 2분기 말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166.5%로 높아졌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 기록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 부채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신용은 2분기 말 현재 2079조 5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동기(1897조 1천억원) 대비 9.6% 증가한 규모로, 2009년 3분기(11.3%)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6월 말 말 현재 0.71%로 작년 같은 시점(0.91%)보다 오히려 떨어지면서 한은은 은행의 자산 건전성이 아직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작년 상반기 0.65%(연율)에서 올해 상반기 0.49%로 0.16%포인트 떨어지는 등 은행의 수익성은 나빠졌다. 이는 코로나19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과 예대 금리차 축소 등의 영향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금융시스템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안정지수(FSI)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4월(23.9) ‘위기’ 단계까지 올랐다가 5월 이후 '주의' 단계(8∼22)에서 갈수록 낮아져 8월 13.5까지 떨어졌다.

다만 한은이 위험 선호, 신용 축적 등 금융시스템에 잠재한 취약 요소와 대응 능력까지 평가한 ‘신(新) 금융안정지수(FSI-Q)’는 1분기 68.2에서 2분기 70.1로 더 높아졌다. 2개 분기 연속 ‘주의’ 단계 기준(66)을 넘어섰다. 2분기 지수 상승에는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기업 대출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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